전 시 명 : 사각사각 - 궤, 함, 농+현대미술 장 소 : 경운박물관 기 간 : 2011. 10. 13 ~ 12. 16
사각사각-
사과를 씹을 때 나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옛 가구의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소리이기도 하다. “무슨 소리?~ 옛 가구의 매력은 균제미와 자연미라고 할 수 있지!” 라고 여겨지지만 이 전시를 본다면 사각사각이라는 표현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신대륙발견만큼이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또한 전시내용과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옳다구나 느껴지는 사각사각 전은 말 그대로 사각으로 구성된 전통 가구를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특별전이다. 이 전시가 진행 중인 경운박물관은 경기여고 동문들이 세운 박물관으로 여성스러운 유물이 많이 소장되어 있는 곳이기도 한데 이번 전시에도 여성들의 손길이 많이 닿았을 것 같은 고가구들이 눈길을 끈다.
반닫이, 19세기말, 경운박물관.
약장, 조선후기. 춘원당 한방박물관.
이층농, 20세기, 일암관.
연상, 19세기. 일암관.
인궤, 19세기, 경운박물관.
염죽장함, 19세기, 경운박물관.
사각상자들은 다양한 비례를 통해 무한한 변화가 가능하며 선으로 만든 공간가운데 가장 담백하면서도 넉넉하다. 전시되어 있는 목가구를 통해 사각의 형태 안에서 변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각함, 19세기, 일암관.
쇠뿔을 이용한 우리나라 고유의 각질공예인 화각공예품은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 고려, 조선조로 계승되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투명도가 높은 쇠뿔을 종잇장처럼 얇게 펴 뒷면에 단청안료로 문양을 그리고 채색하여 목기 표면에 붙여 장식한 것으로 생산이 많지 않은 희귀 공예품이다.
주칠함, 19세기말, 리움.
주칠함, 19세기. 일암관.
「운현궁」명 주칠사각소반, 19세기, 춘원당 한방박물관.
주칠좌경, 19세기, 일암관.
옻칠을 한 칠공예품도 볼 수 있는데 주칠의 경우 혼례용 기물이나 궁중용 기물에 사용되었다.
나전모란당초매죽문서류함, 18세기, 리움.
나전모란당초문상자, 18세기, 일암관.
칠공예 중 나전칠기는 조개껍데기를 오려내어 기물의 표면에 붙여 장식한 것을 일컫는데 신라시대부터 그 기록이 있으며 고려시대에 문양과 기법이 정교하고 다양하게 발전하였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고려시대에 비해 문양의 단위가 크고 여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철제은입사이화문담배합, 19세기말~20세기초, 리움.
석제 연초함, 19세기, 일암관.
청화백자연적, 18세기~19세기, 일암관
전통 가구 외에도 사각사각한 형태를 지닌 은제나 석제, 도자 작품도 눈길을 끈다.
백남준, <부처>, 1988.
김봉태, Dancing Box 2009-102, 2009.
강익중, 만수무강, 2008.
옛 가구만 보기 심심하다면 현대작품을 보는 재미도 솔솔한데 고 가구를 활용한 백남준 작가의 작품을 비롯하여 사각 형태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지장함, 19세기말~20세기초, 경운박물관.
왜 사각이냐 묻는다면 그저 사각의 형태이기에 사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옵니다라고 대답하고 싶은 전시품들을 보며 우리 삶에 사각이라는 형태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을 다시한 번 깨닳게 된다. 또한 둥글게 살아야 된다고들 하지만 가끔씩은 모서리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도 어쩌면 사각일지도 모른다는 심오한 생각마저 든다.
연봉단추모음, 20세기, 경운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