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 천년을 이어온 공덕 - 사경과 다라니 장 소 : 동국대학교 박물관 기 간 : 2011. 11. 18 ~ 2012. 1. 20
전 시 명 : 천년을 이어온 공덕 - 사경과 다라니
장 소 : 동국대학교 박물관
기 간 : 2011. 11. 18 ~ 2012. 1. 20
한적한 산사에 들어섰을 때의 편안한 마음과 청정함을 도심에 위치한 학교 박물관에서 바라는 것은 너무 큰 기대인걸까?.. 큰 기대일지는 몰라도 덧없는 바람은 아닐 것이다.
맑은 공기를 기대할 수는 없더라도 유물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니 바로 ‘천년을 이어온 공덕-사경과 다라니(寫經과 陀羅尼)’ 특별전이다. 그 동안 불교 유물 관련 특별전을 여러 차례 진행한 동국대박물관에서는 현재 사경과 다라니를 한 자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고려에서 초조대장경을 판각한지 천년이 되는 해에 개최되는 전시라 뜻 깊기도 하지만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강화 선원사지 출토 사경축, 고려시대, 동국대박물관
사경은 경전의 필사본으로 ‘경사공덕’이라 하여 모든 불경의 간행 중에 가장 큰 공덕경으로 자리 잡았고, 사경의 조성은 종이뿐 아니라 돌이나 기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로 제작되었다.
화엄석경, 통일신라 752년, 동국대 박물관 화엄석경, 통일신라 752년, 동국대경주캠퍼스박물관.
법화석경, 통일신라, 동국대박물관
통일신라 시대의 석경은 화엄사 각황전 내부 벽면을 장식하고 있던 화엄석경과 경주 창림사지 출토 법화석경, 경주 남산 칠불암 출토의 금강경 석경이 있다. 화엄경을 필사한 화엄석경과 법화경을 새긴 법화석경은 돌에 불경을 새겨 오래도록 전해지길 바랬던 마음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감지은니보살선계경 권8, 보물 740호, 고려 1280년, 동국대학교
보살선계경은 보살수행의 방법을 폭넓게 설명한 경전이다.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 권46, 보물 757호, 고려 14세기초, 통도사 성보박물관
권 앞부분에는 불경의 내용을 요약하여 묘사한 변상도가 금색으로 그려져 있고,
본문의 내용이 금색글씨로 쓰여져 있다.
불교를 국교로 하였던 고려시대에도 사경이나 경판을 포함한 불교 예술품들이 제작되었는데, 금·은 안료로 제작하는 금은자 사경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감지금은니묘법연화경 권5, 고려시대, 동국대박물관
감지금은니묘법연화경 권5 처럼 은자로 경전을 옮겨쓰고 '불佛' '법法'자 등 특정 글자만 금색 글자인 예도 확인할 수 있다.
백지금니화엄경보현행원품, 고려 1389년
전시포스터에 실린 백지금니화엄경보현행원품은 고려 사경화 중 유일하게 역경장면이 묘사된 작품으로 화면 오른쪽에는 반야삼장이 역경하는 장면을, 왼쪽에는 선재동자와 세 보살에게 설법하는 보현보살의 모습 표현하였다.
묵지백니화엄예참, 조선 1820년, 동국대박물관
사경(선행편), 조선시대, 동국대박물관
금광명최승왕경, 조선 1622년, 동국대박물관
인목대비가 1662년 직접 필사한 사경이다.
조선시대 사경 중에는 호분으로 쓴 예와 한글로 풀이한 언해본을 볼 수 있으며 표지에 예쁘게 수 놓아 꾸민 금광명최승왕경이 눈길을 끈다.
다라니, 려말선초, 동국대박물관
융경5년명 다라니경판, 조선 15781년, 동국대박물관
하단에 제작연대와 발원자를 기입하여 조성연대를 알 수 있다.
다라니는 불법을 마음에 새겨 잊지 않게 하는 힘을 지닌 주문이라 할 수 있는데 길이에 따라 짧은 것을 진언(眞言)또는 주(呪) 긴 것은 다라니 또는 대주(大呪)라고 하였다.
은제경갑, 고려시대, 동국대박물관
다라니는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부르는 주문이기도 했는데 호신용 다라니의 경우 경갑에 보관하기도 했다.
통도사 광서 16년명 신중도 복장낭, 조선 1890년, 통도사 성보박물관
'을사'명 청동금고, 고려 1245년, 동국대박물관
청동현로, 고려시대, 동국대박물관
'무자'명 청동광명대, 고려시대, 동국대박물관
이밖에 조상경(造像經)의 내용에 의해 불상이나 불화의 복장낭 속에 넣은 복장물과 사찰 의식법구 중의 하나인 금고(쇠북), 매달아 사용하는 향로인 현로와 광명대(촛대) 등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다.
불교에 심취하거나 경전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면 덧없이 좋은 시간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상관없다. 또한 불교를 종교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굳이 이 전시에서 눈을 돌릴 필요도 없다. 장차 좋은 과보를 얻기 위해 쌓은 공덕, 그 천년을 이어온 신앙을 사경과 다라니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