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동물, 인간의 삶으로 들어오다 장 소 :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기 간 : 2011.04. 21 - 11. 26
전시명 : 동물, 인간의 삶으로 들어오다
장 소 :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기 간 : 2011.04. 21 - 11. 26
주말오전, 늦잠을 자고 일어나 TV를 보다보면 종종 동물에 관한 내용이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기이한 행동을 하는 동물은 웃음을 주고 학대를 당하거나 상처받은 동물의 모습은 우리를 눈물짓게 한다. 그리고 . 우리의 조상은 꿈에 보이는 소를 조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으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동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종종 가족 이상의 애정을 가지고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동물을 아끼는 마음은 옛 사람들도 동일했던 듯하다.
현재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서는 ‘동물, 일간의 삶으로 들어오다’ 전을 진행 중인데, 유물을 통해 동물무늬에 담긴 상징을 되새겨 볼 수 있으며 동물의 신성함과 영험함을 믿었던 조상들의 염원을 살펴볼 수 있다. 상설전시장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아담한 전시장을 맞이하게 되는데, 아기자기한 유물들이 오밀조밀하게 전시되어 눈을 즐겁게 한다. 전시품의 수가 적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소장품만으로 꾸며진 전시이기에 그 수가 적다고 할 수 없으며, 전시의 의도를 드러내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다.
백자청화대호, 조선 19세기, 높이 50.0cm.
실패, 조선19세기, 길이 11.4/10.4cm
동경, 고려, 지름 23.4cm.
뿔은 사슴, 머리는 낙타.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잉어, 발은 호랑이, 발톱은 매와 비슷하다고 하는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지만 길상과 벽사를 의미하는데 자주 사용된다. 용은 호국신이나 왕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용안(임금의 얼굴), 용상(임금의 자리)등 임금과 관련 용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용이 수놓아진 용보는 왕과 세자의 의복에 붙여 왕의 위엄을 드러냈다
백자청화소호, 조선 19세기, 높이 11.0 몸통지름 8.2cm.
베갯모, 조선 19세기, 지름 12.8cm.
여인들은 봉황과 새끼들로 수놓은 베갯모를 만들어 가정의 태평함과 자손 번창을 염원했다.
용이 왕을 상징한다면 봉황은 왕비 등 궁중여인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졌는데, 중국 설화에서 기인한 봉황(아시)또한 상상의 새이지만 불사조라고 불리며 길조로 인식되었다.
혼례때 신부가 타는 가마의 덮개, 조선, 세로 121.0 가로 175.0cm.
호랑이무늬는 신부에게 오는 액운을 막는다고 여겼는데, 처음에는 진짜 호피를 사용하다가 후에는 그림으로 바뀌었다.
호건, 20세기, 전체길이 50.0 너비 18.8cm, 국립민속박물관.
주로 남아가 썼으며, 윗부분을 호랑이 얼굴모양으로 꾸며 아이가 용맹하게 자라길 기원했다.
은파란노리개, 조선, 길이 35.0cm.
호랑이발톱은 병을 막아주고 모든 악귀를 물리치는 힘을 상징하여 장신구에 많이 사용되었다.
흉배, 조선 19세기, 세로 26.5 가로 25.0cm.
백관들은 관복에 흉배를 붙여 신분과 직위를 나타내는데, 두 마리의 호랑이는 무관을 상징한다.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용과 봉황이 상상속의 동물이라면 호랑이는 신격화, 의인화 되어 많은 구전동화 속에도 등장하는 동물이다. 우리민족은 호랑이를 동물의 우두머리이자 기운 센 무서운 동물로 인식하면서도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숭배해 왔는데, 궁궐과 민가에서는 정초에 호랑이가 그려진 세화를 문에 붙여 벽사의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빗장둔테, 조선 19세기, 길이 43.6 너비24.9cm.
전통가욱 대문에 질러진 빗장을 고정하는데 사용했다.
베갯모, 조선 19세기, 지름 13.3cm.
줌심에 수(壽)자문을 넣고 거북 등무늬를 시문하였다.
십장생 중 하나인 거북이는 영험하고 신령스러운 동물로 여겨져 가구, 장신구, 인장. 건축물.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었으며, 둥근 등은 하늘을, 네모난 배는 편평한 땅을 상징한다고 하여 우주와 같다고도 하였다.
빗접, 조선 19세기. 세로 84.0 가로 93.5cm.
빗, 빗치개등을 담아두던 화장도구로 머리를 빗을 때 바닥에 펼쳐놓고 사용했다.
동경, 고려, 지름 8.5cm.
한편, 물고기는 밤낮 눈을 감지 않기 때문에 재물의 이탈을 막고 액운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감시한다고 여겨져 수호신의 역할을 했으며, 알을 많이 낳는 특성으로 인해 다산과 자손번창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리고 물고기는 학업과 관직에 오르고자 한 선비들이 애호했던 동물무늬 중 하나였으며, 효를 상징하기도 하여 민화 중 효제도에는 잉어가 등장한다.
방장, 조선 19세기, 길이 238.0cm.
왕실이나 반가에서 겨울철 외풍을 막으려고 방안의 네 벽에 치전 휘장으로 박쥐문과 당초문이 수놓아져 있다.
백자청화분수기, 조선 19세기, 세로 4.2 가로 5.2 높이 2.5cm.
베갯모, 조선 19세기. 지름 19.4cm.
사실 박쥐는 황금박쥐(순금으로 만든..)라면 모를까 길상의 의미를 가진 동물이라고는 잘 인식되지 않는데, 박쥐‘복(蝠)’ 자는 복을 뜻하는 복(福)자와 음이 같아 복을 부르는 동물로 알려졌다. 박쥐무늬는 경대, 장롱, 뒤주, 가마 등 공예품에 다른 무늬들과 조화를 이루어 사용되었는데, 박쥐의 강한 번식력으로 인해 자손번창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조상들은 생활용품에 동물무늬를 사용하여 그 염원을 담았으며, 다른 무늬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 미적인 효과도 함께 추구하였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몸에 좋다는 음식은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 현대인들의 섣부른 믿음과는 달리 동물무늬에 마음을 담았던 옛 사람들의 순수함을 볼 수있다.
전시장의 계단을 오르는 길에나 내려오는 길에는 상설전시도 볼 수 있는데, 옛 여인의 쪽진 머리만큼이나 정갈한 모습의 전시장이 한눈에 어린다. 아기자기한 유물은 보는 재미에 힘들다는 느낌은 받기어려우나 조금 지친다면 준비되어있는 가야금독주를 듣는 재미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다.
보다가 지치지 않을만한 전시를 보고싶거나 압구정에서의 약속에 일찍도착했을 때 즐비한 커피숍 한켠에서 시간을 때우기보다는 이 전시 보기를 추천해본다. 혹시 아는가.. 화장박물관에 다녀오면 더욱 예뻐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믿거나 말거나이지만 화장실에 준비된 녹두가루를 사용해 볼 수 있으며 향유만들기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기타정보
관람료 : 3000
향유만들기 체험 :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