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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기가 없다고 꽃이 아니랴 - 소금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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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소금꽃이 핀다' 장 소 : 국립민속박물관 기 간 : 2011. 7. 20 - 9. 13

전시명 : '소금꽃이 핀다'
장   소 : 국립민속박물관
기   간 : 2011. 7. 20 - 9. 13

“에라이~ 요놈아! 키 쓰고 가서 소금 받아와!”
요즘 시대야 흔히 볼 수 없는 추억거리가 되었지만 오줌싸개하면 소금이 떠오른다. 어디 이뿐인가.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또는 “소금 먹은 놈이 물켠다” 등의 속담도 흔히 사용된다. 소금은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임에도 늘 가까이 있기에 그 소중함을 잊는 것 중에 하나이다.

소금을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금 꽃이핀다>라는 전시명을 듣고 보니 불현듯 소금 또한 눈꽃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게 소금이지만 소금 생산은 매우 제한되었기 때문에 권력의 통제를 받아왔었다.

소금에 대한 기록은『삼국사기』,『고려사』등에도 기록되어 있는데, 고려시대에는 제염을 관항하는 도염원(都鹽院)과 전문적 소금생산자인 염호(鹽戶)가 존재했으며 소금 생산이 많은 경상, 전라, 충청등지에는 염세별감(鹽稅別監)을 파견하여 세금을 징수하는 등 엄격한 관리 아래 소금을 생산하였다.


『경국대전』「호전(戶典)」, 소금에 관한 세금이 언급되어 있다.


전북 고창군 삼원면 소금창고

조선조에 이르러는 사염의 제조를 허락하여 백성들 가운데에도 소금을 굽는사람들이 많아졌고, 염호에게 일정한 세금만 징수하고 자유로운 유통과 처분권을 부여했다.『경국대전』에 의하면 소금가마의 등급을 정하고 염분이 없는 고을에는 소금창고를 설치하여 세금으로 바친 소금과 포목을 서로 바꾸도록 하였다고 한다.

     
조선전매사, 조선총독부 전매국이 1936년에 소금, 인삼, 담배 등 총독부 전매품목에 대해 소개한 간행물이다.
이 책의 소금 항목에는 소금 전매에 대한 국가 방침, 수출입 현황 및 규정, 포장, 저장, 회송, 판매 관련기관등이 기재되어 있다.

   
조선전매사에 실린 일제시기 소금판매 사진과 운반 사진


조선풍속 '염매'라는 제목의 소금장수 엽서

이후 일제통감부가 설치되면서 일제는 염업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1930년부터는 소금의 수급이 조선통독부에 의해 전적으로 좌우되면서 일제와 친밀한 권력층이 염전을 조성하여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


조선전매사에 실린 1910년 전후 우리나라의 자염 생산 현황


천일염전 허가증
신안군은 1964년부터 생산된 천일염 관련 문서를 보관하고 있어 시대에 따른 천일염의 변화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현재는 국내 염전의 90% 이상이 신안을 비롯한 신안을 비롯한 전남지역에 분포되어 있는데, 최근들어서는 전라남도 신안군의 천일염전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특화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소금은 얻는 방식에 따라 정제염, 재제염, 천일염, 천연 호수염, 암염 등으로 구분되는데, 좋은 소금은 입자가 굵고 정육면체의 모습을 가진 것으로 비 온 뒤 처음 생산된 소금을 깨끗하고 좋은 소금으로 여기며. 10말에 생산된 질 나쁜 소금은 도로포장용, 건축용으로 사용된다.

                                                                                  

               
뽀매, 증발지의 물을 담아 염도계를 넣고 뜨는 정도에 따라 눈금을 측정하여 각 증발지의 염도를 측정한다.

                       
무자위, 바퀴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리는데 사용하는 도구로 함수창고에 모아둔 함수를 염전으로 끌어올릴때 사용한다.

       
대파, 결정지에서 소금을 밀거나 긁어 모을 때 혹은 바닥을 청소할 때 사용하는 도구로 크기는 규격화 되어 있지 않다.               

                    
 
대름, 함수의 염도를 측정하는 도구로 끝은 송진으로 만들어 졌는데, 함수에 담갔을때 빨리 솟아오르면 염도가 높고 천천히 솟아오르면 염도가 낮은것으로 판단한다.

전통소금을 만드는 것을 소금농사라고도 하는데, 이는 갯벌을 갈고 써레로 부수고 덩이질을 해 밀가루처럼 만들고 물을 부어 함수를 내리는 과정이 마치 물을 주고 열매를 거두는 농사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구들을 보면 농기구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개량하여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간장이나 된장을 만들 때 소금물이 필요한데 이때 필요한 소금물의 염도는 17도이다. 어떻게 17도인줄 알까?..
물에 소금을 풀고 삶은 달걀을 띄워서 500원 짜리 동전만큼 떠오르면 바로 17도! 이 원리는 소금물의 밀도가 계란의 밀도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소금은 장을 담거나 젓갈, 김장을 위한 필수요소이기도 하지만 민간신앙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한다. 액을 방지할 때 소금을 뿌리기도 하고 민가나 사찰에서 화재를 막기 위해 소금단지를 묻기도 한다. 또, 오줌싼 아이에게 소금을 받아오게 하는 것도 아이에게 스며든 나쁜 기운을 좇아내기 위함이다. (해독과 살균작용을 하는 소금이 오줌의 지린내를 가시게 하고 어린이의 야뇨증을 방지시켜준다고 믿기도 했다.)


소금독, 민가에서 부정과 액을 막기 위해 문 좌우에 설치한 소금독이다.


통도사 소금단지, 사찰 처마 곳곳에 높는 소금은 사찰전각을 화재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다.

전시 말미에는 걱정거리를 적고 소금을 뿌리는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데, 전통 민간신앙을 체험해 봄으로써 잠시나마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요즘에는 염분을 피해야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있는데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말이지 결코 먹으면 안된다는 말은 아니다. 옛 사람들은 전쟁이 나면 쌀보다도 소금을 먼저 사다 감추어 두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전시를 통해 소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방학을 맞이한 어린학생들에게도 좋은 전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향기가 없다고 어찌 꽃이 아니랴.. 소금, 짠 바다향이 날 것 같지만 그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글/사진 스마트K
업데이트 2024.11.0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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