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메뉴타이틀
  • 한국미술 전시리뷰
  • 공예 전시리뷰
  • 한국미술 도서리뷰
  • 미술계 이야기
  • On View
  • 학술논문 브리핑
타이틀
  • 그 시절이 그립다 - 서울시정사진특별전 「재건시대 서울」
  • 4371      

전시명: 서울시정사진특별전 「재건시대 서울」 기 간: 2011. 03. 09~2011. 04. 24 장 소: 서울역사박물관

 전시명: 서울시정사진특별전 「재건시대 서울」

기  간: 2011. 03. 09~2011. 04. 24
장  소: 서울역사박물관

언제 겨울이었나 싶게 벚꽃이 만발하는 시즌이 다가왔다. 바쁜 일정에 먼 길 여행 갈 수 없다면 타이머신을 타고 떠나는 특별한 여행은 어떨까. “서울의 아가씨는 깍쟁이 아가씨~” 라는 고풍스러운 노래를 들으며 눈이나마 1950-60년대로 떠나본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역사박물관에서 지금은 어딜가나 사람 사람 사람인 서울의 옛 모습과 그 시절을 살아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사람들이 꼭 깍쟁이만은 아니라는 듯 무료관람 표지판이 우리를 맞이한다.

서울의 땅은 이렇게 변해왔다. 땅은 넓어졌는데, 넓어진 것의 몇 배 더 복작복작해졌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순간에도 붐비는 지하철을 탈 걱정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1963년 6월, 중수공사를 마친 남대문의 전경

전차가 다니던 시절.. 걸어다니는 사람 수보다 자동차 대수가 적은 이 시절이 다시는 오지 않을 것만 같다. 늠름하게 서울을 지키는 남대문의 모습도 눈에 띈다.


1958년 12월, 종암아파트

지금은 아파트도 즐비하게 늘어섰지만 초기에 지어진 아파트는 이렇게 소담했다. 상류층만 입주할 수 있었던 이 아파트는 최초로 수세식 변기가 설치됐으니 아침마다 화장실 앞에 줄 서 인고의 고통을 감내한 사람들 모두에게 소망이었을 것이다.

 
          1963년 11월, 백화점내부                                         1962년 4월, 농산물을 파는 재래시장 

지금은 재래시장보다 대형마트가 더 많고 백화점은 항상 북적대지만 이 시절에는 재래시장이 인기 '짱' 이었다. 깎아달라는 말도 자연스레 오갈 수 있고 덤도 얻을 수 있는 이곳이 참으로 그립다~


1960년 8월, 현상 파리잡기 추첨모습

무엇을 추첨하고 있는걸까..인터넷으로 경품 행사가 이루어지는 요즈음은 보기 힘든 장면이다. 추첨 내용 또한 생소한데, 바로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파리잡기 이다. 각 구 보건소에서 파리를 잡아 넣은 성냥갑 한 개마다 추첨장을 주어 당첨되면 탁상시계 등의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 자동차 한 대, 아이폰 등 현대의 경품보다 소박하지만 그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갖고 파리채를 휘두르게 했으리라. 사진 속 모습 또한 매우 진지하다.


1960년 9월, 서독 서커스 내한 공연

와~ 김태희의 팬싸인회도 부럽지 않다. 이 많은 사람을 동원시킨 서독 서커스 내한 공연의  아슬아슬함과 스릴감은 김태희를 코 앞에서 보는 설레임보다 더 컸으리라. 일요일 오후 시청광장을 가득 매운 이 사람들 중 혹여나 따라해본 이는 없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1963년 1월, 고교입학 시험

한편, 재미있는 서커스 구경도 뒤로하고 열공모드를 취해야 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체능검사, 신체검사, 면접까지 마쳐야 고교에 입학 할 수 있던 학생들이다. 지금처럼 사교육 열풍이 없을때니 덜 힘들었을까..아니면 고등학교 입학 시험까지 봐야해더 더 힘들었을까... 어쨌든 시험 보는 이들의 진지함과 고뇌가 느껴진다.


1963년 11월, 학교 보건사업

결핵이 흔했던 시절, X레이 차가 학생들을 맞이한다. 이외에 채변봉투도 학교에 제출해야 했으니 위생 관념이나 건강에 무지했던 시절, 학교의 보건사업은 실로 적극적이었다.

      
       1962년 6월, 시민회관에서 열린 미스코리아 예선 심사               1962년 5월,  제 16회 우량아 선발대회

외모지상주의가 지금보단 덜 했지만 이 시절에도 미녀를 가려내는 대회는 진행되고 있었다. 이외에 특이한 선발대회도 있었으니 바로 우량아 선발대회! 어떻게든 몸무게를 줄여보려는 현 시대 사람들과 우리아가가 우량아로 선발되길 바랐을 어머님들의 모습이 교차된다.


1960년 5월, DDT 연막소독
하절기인 7월에서 9월 까지는 매월 3회 아침 5시부터 7시까지 소독을 실시, 서울시에서는 소독일을 공지하고 장독의 뚜껑을 덮고 빨래를 널지 않도록 계도했다.

전시를 보다보면 "서울의 아가씨는 깍쟁이 아가씨~"라는 가사는 어느덧 지나가고 "동백아가씨~" 를 들으며 옛 시절에 대한 여행을 끝내게 된다.

이 전시는 중년에게는 퍼져나가는 소독약 처럼 아련한 추억을, 젊은이들에게는 소독차를 뒤따르던 가물가물한 기억을,  어린이들에게는 생소한 즐거움을 주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전시장을 나와서 맞이하는 도심의 풍경이 어쩐지 낮설게 느껴지는 것은 옛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가 그리워 지는 어느 날 이 전시는 큰 위안이 된다.

 

글/사진 스마트K
업데이트 2024.10.30 15:27

  

SNS 댓글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