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2010 지장보살 특별전 - 삶, 그후 기 간 : 2010. 11. 24 ~ 2011. 1. 16 장 소 : 불교중앙박물관
전시명 : 2010 지장보살 특별전 - 삶, 그후
기 간 : 2010. 11. 24 ~ 2011. 1. 16
장 소 : 불교중앙박물관
불로장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진시황도 죽음만은 피할 수 없었듯이 죽음은 자연스레 다가오는 인생의 여정이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보다 가깝게 공존하고 있기에 우리는 죽음을 또 다른 세계의 시작이라는 가정 하에 종교를 가지고 생활하며 더 나은 사후세계를 염원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미리 경험해 볼 수 없는 세계이기에 더더욱 그러한데,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삶, 그후” 전시를 통해 불교에서 말하는 사후세계에 대해 찰나의 순간이나마 경험할 수 있다.
동화사 지장삼존도 ㅣ 조선 1816ㅣ 96x75cmㅣ동화사 성보박물관
지장보살과 양 협시인 무독귀왕, 도명존자가 그려졌다.
우리나라의 절에 가보면 명부전(冥府殿) 또는 지장전(地藏殿)을 볼 수 있는데, 주존인 지장보살은 사후세계를 관장하며 미혹한 중생에게 자비를 베풀어 교화하는 대원의 보살이다.
중생이 모두 구원받아 지옥이 텅 비지 않는다면 결코 성불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은 중생이 윤회하는 여섯 가지 세계인 육도(六道 - 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수라도, 인간도, 천상도)에 모두 나타나 교화하려 애쓰는데, 그 중에서도 지옥 구제라는 서원이 부각되었다.
지장보살본원경 ㅣ 조선 1485 ㅣ 27.0x17.0cmㅣ개인소장(보물 1567호)
지장 신앙의 경전은『대승대집지장십륜경』,『지장보살본원경』,『점찰선악업보경』의 지장삼부경이며, 『지장보살본원경』은 가장 많이 읽혀지며 판경이나 사경으로도 제작되었다.
불설예수시왕생칠경 ㅣ 조선 1574 ㅣ 25.4x19.3cmㅣ개인소장
지장삼부경에는 속하지 않지만 『예수시왕생칠경』은 염라왕을 중심으로 한 명부의 시왕체제를 정립하여 지장보살 신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숨이 끊어져 몸에서 벗어나 다른 몸을 받기 전까지의 기간인 중유(中有) 기간에 쌓인 죄에 다라 명부의 왕들에게 심판을 받는데 이때 등장하는 왕들이 시왕이다.
기림사 시왕도 ㅣ 조선 1799 ㅣ 견본채색 ㅣ120x87cmㅣ기림사 유물관
시왕은 생전에 지은 죄를 최초의 칠일에서 일곱 번째 칠일에 이르기까지 일곱 번과 죽은 지 100일째, 1년, 3년 등 총 10번 심판을 통해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고 마지막에는 육도 윤회를 결정한다.
옥천사 시왕도 中 염라대왕도ㅣ 조선 1744 ㅣ 견본채색 ㅣ142.6x110cmㅣ옥천사 유물전시관
각 벌 받는 장면은 하단에 그려지는데, 35일 째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염라대왕을 만나 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업경대를 통해 생전에 지은 선행과 악행이 비추어 지는데, 쇠 절구에 넣고 빻는 벌을 받게 된다.
업경대ㅣ조선후기ㅣ높이 100.4cmㅣ해인사성보박물관 김룡사업경대ㅣ조선후기ㅣ높이 96.5ㅣ직지사성보박물관
이 외에도 몸에 징을 박는 벌, 창자를 빼내는 벌, 쟁기로 혀를 가는 벌, 뻘뻘 끓는 가마솥에 빠지는 벌, 나무판 사이에 넣고 톱으로 잘리는 벌, 암석사이에 넣고 압사 시키는 벌, 얼음산에 가두는 벌 등을 받고 마지막 열 번째에 다시 태어날 곳이 결정된다.
물론 이 벌을 받고서도 용서받을 수 없어서 축생으로 결정되면 망자에게 가축의 가죽을 씌운다.
요즘시대야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들과 잔인한 영상물들이 판치는 시대지만 그림으로 그려진 시대에 그림에 그려진 벌 받는 장면은 사람들의 오금을 저리게 했으리라 생각된다.
지장시왕도ㅣ조선 1748ㅣ 견본채색 ㅣ151x131cmㅣ한국불교미술박물관
지장보살 삼존과 시왕, 동자, 판관, 사자, 옥졸등이 그려져 있다.
시왕이 각각 10폭으로 그려진 그림도 있지만 지장보살 삼존과 시왕이 한 화면에 그려진 지장시왕도도 있는데, 명부의 각종 권속들이 추가되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송광사 관음전 아미타삼존도ㅣ조선 1847ㅣ견본채색ㅣ188.5 x 173.5cmㅣ송광사 성보박물관
또,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아미타신앙과 관련된 아미타삼존도에 지장보살이 대세지보살을 대신하여 협시보살로 나타나기도 하여 지장신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금동지장보살좌상ㅣ고려후기ㅣ 높이 96.9cmㅣ선운사 도솔암 (보물 280호)
석조지장보살좌상ㅣ조선 1515년ㅣ 높이 33.4cmㅣ국립중앙박물관 (보물 1327호)
목조지장보살반가상ㅣ조선전기ㅣ 높이 49cmㅣ동국대학교 박물관
조각으로 표현된 지장보살은 승려의 모습을 한 승형과 두건을 쓰고 있는 피건형이 있는데 석장이나 보주를 쥐고 있거나 유일하게 법륜을 지물로 한 상도 있다.
용선접인도ㅣ조선 1896ㅣ견본채색ㅣ104.0x87.0cmㅣ통도사 성보박물관
극락으로 가는 모습은 <용전접인도> 또는 <반야용선도>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는데, 앞에는 인로왕보살이, 배의 가운데에는 아미타 삼존, 뒤에는 지장보살이 중생들을 극락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살면서 본의 아니게 지은 죄가 많아서 심판을 받는 모습만을 볼 수 있는 전시였다면 전시장을 나서는 마음이 찜찜하고 죽음이 더욱 무섭게 느껴졌으리라. 하지만 전시말미에 극락으로 가는 배의 모습을 통해 선하게 살아갈 의미를 강하게 부여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후세계가 있다면 구원해줄 지장보살이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