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박 기원의 그림 2015.11.10
꽃게가 간장 속에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꿈틀거리다가 더 낮게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어찌할 수 없어서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한때의 어스름을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울긋불긋 물든 비단병풍산이 그대로 그림에 2015.11.05
깊어가는 가을은 산 색깔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곱게 물든 가을 산은 정취가 그만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그 화사하고 아름다운 색깔에 흠뻑 젖어 산길을 걷고 싶어지게 마련입니다.2백 년 전 충청도 청풍의 부사를 맡고 있던 안숙(安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가을이 한층 깊어가는 ...
오늘의 지옥은 무엇으로 채워지는가 - 오윤 <마케팅Ⅰ:지옥도> 2015.10.30
오윤, <마케팅Ⅰ:지옥도> 캔버스에 혼합재료, 131×162cm, 1980미국산 브랜드의 청바지, 운동화가 자랑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통 도상인 지옥도를 80년대 사회분위기에 맞게 그린 이 그림에서는 코카콜라를 비롯한 미국산 제품들이 가득찬 모습을 지옥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안타깝...
깊어가는 가을, 울타리 밑 국화를 하릴없이 보다 2015.10.26
늦가을까지 피는 국화를 바라보면 여러 생각이 듭니다. 흘러가는 시간이 무상(無常)하다는 것입니다. 그림 속 국화도 이런 감회에서 시작됐을 것입니다.국화하면 옛사람들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동쪽 울타리 밑에 피어있는 국화를 하릴 없이 따본다(採菊東籬下)’는 도연명의 시구였습니다. 이 시상 역시 유구히 흘러...
과거시험의 이모저모 2015.10.23
시험만큼 사람을 설레고 긴장하게 하는게 있을까요?시험이 중요시 되는건 예나 지금이나 같았던 듯합니다. 양반들의 평균 과거시험 준비기간은 30년, 장원급제자의 답안지 평균길이는 10미터였다고 하니 지금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재미있는건 과거시험에도 부정행위가 성행했다고 하는데, 콧속...
행주산성 끝자락에서 본 석양의 한강변 2015.09.07
18세기 초 서울의 경관을 가장 많이 그린 화가가 정선입니다. 그는 많이 그렸을 뿐만 아니라 잘 그렸습니다. 이 그림은 서울에서 조금 북쪽으로 올라간 행주산성의 덕양산에서 바라본 한강변 경치를 그린 것입니다. 그냥 경치를 그린 것이 아니라 복사꽃이 만발한 어느 봄날 저녁 무렵 석양에 비친 한강변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