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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 박영철: 친일의 조건 2
  • 3019      

박영철은 조선의 독립과 문명화는 불가능하고 오직 일본의 보호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독립이 된다하더라도 그것을 유지할 수 없다고 보았다. 박영철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대한제국기에는 물론 20세기 전시기에 걸쳐 우리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던 사회진화론에 경도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은 영국의 사회학자 스펜서(H. Spencer: 1820-1903)가 자연선택의 과정 곧 생존경쟁,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논리로 대표되는 다윈의 진화론을 인간사회에 적용시킨 사회이론이다.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 1820-1903)

영국 출신의 사회학자, 철학자. 오귀스트 콩트의 체계에 필적할 대규모의 종합사회학 체계를 세워 영국 사회학의 창시자가 되었다. 그는 진화가 우주의 원리라고 생각하여,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도 강한 사람만이 살 수 있다는 '적자생존설'을 믿었고 '사회 유기체설' 등을 주장하였다

사회진화론은 개화파의 개화자강론, 1910년대의 실력양성론, 1920년대의 문화운동론, 해방 이후에는 자본주의 근대화론 등의 형태로 나타났다. 특히 한말의 자강운동론자들은 우승열패(優勝劣敗)와 생존경쟁은 진화의 원동력이라는 사회진화론의 이론을 절대적으로 신봉했고 개량주의적인 부르주아 민족주의자들 일부와 친일파는 사회진화론의 절대적 신봉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회진화론을 따르면 경쟁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문명은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쟁취하기 때문에 침략과 살육도 정당한 행위가 된다.

 

 
조선상업은행 두취(頭取: 은행장) 박영철이 경성부에 금 컵, 금비녀, 금 사슬, 금 커프스버튼 등을 헌납했다는 것을
보도한 『동아일보』, 1938년 8월 5일 자 기사

박영철의 친일행각이 이른바 생계형 친일의 단계를 넘어선 신념의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은 사회진화론에 입각한 문명개화론에 입각한데다 대동아공영(大東亞共榮)이라는 일제의 이념에 매몰되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일본은 근대화를 추구하며 자신들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한편 중국과 조선의 후진성을 멸시하였는데, 이러한 경향은 일본인에게 아시아의 지도자라는 의식을 고취시키고 미개한 아시아를 지도하기 위해 지배해야 한다는 '동아맹주론(東亞盟主論)'으로 표현되었다.

 

 
「삼국동맹(三國同盟: 일본, 독일, 이탈리아)과 일본경제의 신동향」이라는 연재에서 "대동아공영권의 수송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동경일일신문(東京日日新聞)』, 1940년 10월 6일자 기사


합방 이후 일제의 침략이데올로기는 '동화주의(同化主義)', '내선일체(內鮮一體)'라는 통치정책으로 나타났다. 박영철이 1939년에 펴낸 그의 시집인 다산시고(多山詩稿)에 실린 아래의 시는 일본의 정책과 동양에 대한 그의 생각을 극명하게 반영한다.

 

세계대세(世界大勢)

백인종과 황인종은 동서로 각각 나뉘어져 白黃人種各西東

문자나 말이 서로 통하지 않는다네 文字方言互不通

길이 평화롭기를 구하려 한다면 硏究平和長久策

그보다 먼저 아시아 전체가 단결을 해야 하네 先須全亞結心同

 

 

 

편집 관리자
업데이트 2024.12.0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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