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에 부쳐 :
조선시대 사람들은 영원의 길을 떠나는 마지막 모습을 어떻게 단장하였을까.
경기도박물관에서는 1999년 전주이씨 인평대군파 묘역에서 출토되어 기증받은 복식과 염습제구를 통해 조선시대중 후기의 복식사와 상·장례풍습을 조명해 보는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하였습니다.
기증받은 출토복식을 소개하는 <조선의 옷매무새>전 두번째입니다. 종회에서 기증해 주신 유물은 소중히 보존처리하여 2001년 11월에 보고서로 소개하였습니다. 본 전시회에서는 귀중한 문화재를 기증해 주신 종회의 뜻과 보고서 출간까지의 과정을 기념하고자 합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유물들은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사실들을 실제로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가문에서 약 15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옷매무새와 바느질 법 그리고 옷감등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죽은 이를 위하여 마련한 壽衣의 크기와 형태는 어떤 식으로 변모해 갔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의원군은 조선왕실의 혈통을 잇는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로 그 내외의 복식은 궁중복식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화려한 직물을 사용하였습니다.
화려함을 가라앉혀 고요한 선으로 마름질한 옷의 형태, 기계보다 정확한 솜씨로 한 땀 한 땀 떠내려간 바느질, 바탕천 위로 당장에라도 떠오를 듯 생기 있는 아름다운 문양들 이 모두가 우리네 조상들의 기품있는 조형미의 한 조각입니다.
부디 격조있는 관람의 자리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경기도 박물관장 양 미 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