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기간 : '2002. 12.24 ~ '2003.03.02
- 전시장소 : 기획전시실 및 중앙홀
전시회를 열며
현재의 우리들은 개화기라고 부르는 19세기말의 선조들과 조선에 온 서양인들의 모습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한 세기 동안에 우리들은 참으로 많이 변하였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리 오래지 않은 우리들의 옛모습이 무척 낯설 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속에 오늘의 우리를 비춰주는 역사는 뚜렷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박물관에서는 옛사진 속의 우리를 찾아가는 작업으로 19세기말 프랑스 외교관 소장 사진전「먼나라 꼬레(Core'e)- 이폴리트 프랑뎅의 기억속으로」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이폴리트 프랑뎅(Hippolyte Frandin)이 촬영하고 수집한 사진들을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후손 클로드 칼메트(Claude Calmettes)씨가 보관해 오다가 공개하여 이루어졌습니다.
프랑뎅은 1892년 4월 조선주재 제2대 프랑스 영사 및 전권공사의 신분으로 이 땅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그는 조선의 각지를 여행하고자 했던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1894년 2월 프랑스로 돌아갈 때까지 외교관으로서 조선 사람들을 만나고 서울과 주변의 산하를 둘러보았습니다. 프랑뎅은 조선을 능력은 있으되 낡은 제도의 굴레에 의해 여성적이고 소극적이며 자연스런 이미지를 가진 나라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그에게 조선은 열강의 틈바구니속에서 미래의 자유로운 발전 가능성을 가진 나라였습니다.
흑.백 여백의 공간에서 그의 시선은 때로는 애정을 감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낯선 이방인의 오해가 살짝 묻어나기도 합니다. 이같은 프랑뎅의 시선을 전시회를 감상하면서 느껴보시기를 바라며, 이 전시회가 전통의 터널을 벗어나 개화로 가는 조선사회를 이해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