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행복을 찾아 떠나는 조선시대 서화 여행
- 2018년 11월 서화실 주제전시 안내-
o 기 간 : 2018년 11월 13일(화)~2019년 3월 17일(일)까지
o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관
o 전시품 : <요지연도> 등 서화 및 자수 15건 35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서화실에서 2018년 세 번째 전시 꾸러미를 선보인다.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내 주제전시실2에서 11월 13일부터 ‘영원한 행복을 꿈꾸며’를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공개한다.
천상의 복숭아 향기에 취한 신선들
조선시대의 궁중회화를 비롯해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은 서화를 한 자리에 모았다. 시대와 계층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유한한 삶을 넘어선 영원한 행복을 꿈꾸어 왔다. 육신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연과 벗하며 영원히 산다는 신선의 이야기는 현세에 지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조선시대에는 신선 세계 중에서도 곤륜산 요지瑤池에서 열린 서왕모西王母의 연회를 그린 요지연도瑤池宴圖가 왕실과 민간 모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삼천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다는 천상의 복숭아인 반도蟠桃를 대접하는 연회 장면은 장수와 행복을 축원하는 의미에서 널리 병풍으로 제작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하는 조선시대 요지연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그림(도1)을 선보인다. 서왕모의 연회에 초대된 주나라 목왕穆王의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봉황은 왕실의 안녕과 태평성대의 꿈을 담고 있다. 넘실대는 파도를 배경으로 그린 <신선 세계의 복숭아>(도2)는 궁궐을 장식했던 칸막이 그림으로, 높이 2미터에 가까운 압도적인 규모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밖에도 파도를 건너 요지의 연회에 찾아오는 신선들을 따로 그린 병풍을 비롯한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畫는 불로장생과 초월적 세계에 대한 동경을 잘 보여준다.
복된 뜻을 담은 자수병풍과 새해 그림 ‘세화歲畫’
이번 전시에는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궁중 자수병풍과 새해의 복을 부르는 세화歲畫도 소개한다. <자수 화초길상문 병풍>(도3)은 왕실의 융성을 기원하는 궁중무용 가사를 붉은 공단에 화초무늬와 함께 수놓은 병풍이다. 고종高宗(재위 1863~1907)이 의료 선교사로서 제중원 원장을 역임한 미국인 존 윌리엄 헤론(John William Heron, 1856~1890)에게 하사한 것으로, 그의 자녀인 제시 엘리자베스의 유지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화려하고 섬세한 자수에 태평성대의 꿈이 찬란하게 빛난다.
<해 뜨는 바닷가의 매>(도4)는 조선 후기의 도화서 화원 정홍래鄭弘來(1720~?)가 그린 것으로 전하는 세화이다. 영웅을 상징하는 매와 양기陽氣로 가득한 아침 해는 요사스러운 귀신과 재앙을 물리치는 강한 벽사辟邪의 힘을 뽐내고 있다. 추위가 다가오는 요즈음, 장수와 행복을 꿈꾸며 그린 화려한 그림들을 감상하며 몸과 마음에 따듯한 기운을 받아 가시기 바란다.
기증관 이홍근실에 새로이 선보이는 서화
기증관 이홍근실은 서화 9건을 새롭게 교체하였다. <장생도長生圖>는 장수와 복록의 상징인 소나무와 바위, 학과 사슴 등을 그린 작품으로, 구도가 짜임새 있고 채색이 은은하다. 이번 교체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기명명문병풍器皿銘文屛風>은 감색 비단 위에 금으로 상商나라와 주周나라의 고동기古銅器를 그렸다. 이 병풍은 실제 왕실 제례에 사용되는 제기를 그렸다기보다는 고동기가 지닌 기본적 의미 혹은 고동기에 대한 고증학적 관심이 반영된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