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은 9월 19일(수)부터 11월 4일(일)까지 특별전 <탐라耽羅>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탐라문화를 소개하는 첫 전시로 해양교류를 펼치며 고대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고대 탐라를 조명한다.
‘탐라’는 3세기부터 12세기 초반까지 약 천년 동안 제주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정치체이다. 조선 후기 역사가 한치윤韓致奫(1765~1814년)의 저서 『해동역사海東繹史』에 의하면 탐라는 섬을 의미하는 ‘탐耽’과 나라를 의미하는 ‘라羅’가 합쳐진 것이라 하였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섬나라 탐라는 섬이 갖고 있는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자 주변지역과 부단히 교류하며 고대사회로 진입하였다. 탐라는 삼국과의 교섭을 시작으로 남북국시대에는 멀리 일본과 당에 사신을 파견하며 독립적인 나라로 외교를 펼친 작지만 힘 있는 나라였다. 비록 고려시대에 ‘탐라’라는 이름이 ‘제주濟州’로 바뀌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명맥은 지금까지 이어져 제주의 또 다른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3가지 주제로 구성하였으며 각각의 주제에는 탐라 관련 역사서를 비롯하여 탐라사람들의 생활도구, 지배자의 권위를 보여주는 위세품, 시대별로 교역했던 물품 등 400여 점의 문화재가 소개된다.
1부 ‘섬나라 탐라’에서는 탐라의 어원과 사회 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역사서를 통해 탐라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탐라가 역사에 등장하기 이전, 주변지역과 교역했음을 보여주는 대외 교역품을 소개하여 탐라 이전부터 이루어진 해양교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2부 ‘탐라, 고대사회로 나아가다’에서는 3~4세기부터 체계화되어가는 탐라사회의 모습과 탐라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소개하였다. 지배자의 존재를 보여주는 용담동무덤과 철기부장품, 탐라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각종 생활유물, 신앙세계를 보여주는 제사유적 출토품과 의례용품이 전시된다. 3부 ‘탐라의 해양교류’에서는 주변지역과 활발히 이루어졌던 해양교류를 소개한다. 마한지역과 통일신라로부터 들어온 각종 토기·금속제품·중국 도자기, 일본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역사 기록·특산물 등을 전시하여 국제적으로 이루어진 탐라의 해양교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용담동 무덤유적에서 출토된 철제 부장품, 같은 시기 영남지역 수장급 무덤에서 출토된 철기 부장품을 함께 비교 전시하여 탐라 지배자의 위상과 초기 탐라의 성장과정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탐라와 삼국의 교섭관계를 비교하고자 나주 신촌리무덤 출토 금동관(국보 제295호)과 은제 관 꾸미개를 함께 전시하였다. 이외에도 탐라 건국신화 자료를 선보여 제주만의 독특한 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탐라의 성장과정과 바다를 터전으로 고대국가를 꿈꾸었던 탐라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특별전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어린이, 학교연계, 청소년, 성인 등을 대상으로 감상, 체험, 유적지 현장답사와 강연, 갤러리 토크 등 총 9종이 운영되어 관람객들의 전시이해를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