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일정ㅣ금산갤러리 2018년 3월 28일(수) –2018년 4월 20일(금) 전시장소ㅣ 금산갤러리(서울시 중구 소공로 46 쌍용남산플래티넘 B-103) 오프닝 리셉션ㅣ 2018년 3월 28일(수) 6:00pm 참여작가ㅣ김지영, 김형섭, 박경태, 엄효용 장르ㅣ사진 |
전시개요
Immersion & Oblivion: The Intersection
김지영, 김형섭, 박경태, 엄효용 4인전
금산갤러리에서는 김지영, 김형섭, 박경태, 엄효용 작가의 <몰입·망각:경계>라는 타이틀의 사진전을 2018년 3월 28일부터 4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사진이라는 하나의 장르 아래 각기 다른 주제를 비유와 은유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신선하고 감각적인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 네 명의 작가는 포토 트랜스(Photo-transe) 현상을 보여준다. 영화감독 장 루쉬(Jean Rouch)의 시네 트랜스(Cine-transe)의 이론처럼 어떤 대상을 영화로 촬영할 때 내가 촬영을 하는 동안 그 대상에 동화되어 촬영하는 것조차 잊어버리는 현상과 같이 포토 트랜스(Photo-transe)는 제품 혹은 무생물을 촬영할 때 어떤 교감이 발생해서 그 대상에 완전히 몰입되어 작가와 대상이 한 몸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현상이다.
김지영의 사진은 현실의 이미지를 내면의 교감작용을 통하여 다른 현실로 바꾸는데, 여기서 드러나는 주술적 기능은 눈앞에 보이는 이미지를 초월하여 신과의 교감과 같은 작용을 한다.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생명을 담는 공간인 하늘과 생명의 터전이 되는 땅,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물, 그리고 생명을 보존하는 빛이 필수 조건일 것이다. 이러한 전제를 가지고 태초의 모습을 하늘, 땅, 물 그리고 빛으로 형상화하였다. 그의 사진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부분은 수평선에 관한 부분이다. 사진에서 바다를 찍은 수평선은 1/2 위치에서 약간 올라가 있다. 이런 구도는 관습적인 시각을 배제한 방식으로서 수평선 너머의 관념적인 세계를 통해 단순히 시각적인 효과를 떠나 보는 이에게 마치 어머니 품과 같은 따뜻함과 편안함을 주는 일종의 부적 같은 작용을 한다.
김형섭 작가는 사탕과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의 친숙한 소재를 대중적인 어법으로 단맛에 대한 인간의 본능 또는 단것에 의한 치유를 사진으로 표현해 왔다. 그의 작품은 어린 시절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달콤한 맛에 잠시 멍해지던 트랜스한 상태를 상기시킨다. 또한 매혹적이고 화려한 색채를 통해 마치 사탕이 녹아 내리는 듯한 사실적 질감과 달콤한 미각을 회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달콤한 맛은 지루한 일상을 견디는 활력소와 같은 역할임과 더불어 단맛이 사람들에게 주는 쾌락과 치유를 다양한 방식의 시각적 연출을 통해서 미각과 촉각으로 전달하고 있다.
박경태 작가의 작품은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과거의 이미지들은 원래의 기억에서 왜곡되지 않은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특정 장소를 흐릿한 이미지로 촬영하여 모호하고 불명확하게 묘사하는 방식을 통해 과거의 기억이 완벽하게 재현된 사실이 아닌 상상과 현실이 혼합된 이미지로 재구성해낸다. 그의 작품에서는 콘트라스트가 강한 색채대비를 통해 강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프레임 속의 흔들리는 이미지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시각적인 풍경의 원근감 벗어나 오로지 이글거리는 추상적 형태와 색채에 집중하게 한다. 과거와 현재의 다름은 이러한 왜곡된 이미지로 형상화했지만, 과거의 감정은 작가가 찍은 사진 속에 자리 잡는다. 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사실적인 장소를 다양한 의미로 재해석이 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 또한 담겨있다.
파스텔톤의 중첩된 나무 이미지를 작업해온 엄효용은 나무라는 지시체를 통해 스쳐 지나간 시간속의 기억을 되살리고 나아가 지각 가능한 현재, 상상 가능한 미래를 바라보는 공간과 시간의 초월성을 담아내고 있다. 달리는 차안에서 보여지는 가로수들의 끊임없이 멀어지고 희미해지는 형상들은 우리 자신의 과거를 비유하고 있고 이 가로수들은 압축된 시간속에서 하나의 풍경 이미지를 이루고 있다. 그의 나무 이미지들은 구체적인 대상이 오히려 추상적으로 다가와 작품을 바라보는 감상자가 풍경 속으로 몰입되어 그 안에 들어가 보기를 유도한다. 무수한 나무들의 서로 겹쳐진 이미지는 파스텔 색감의 회화적 요소를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게 기억 속의 또 다른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번 전시는 관객과의 단순한 교감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새롭게 보는 포토
트랜스(Photo-transe)의 순간을 전달한다. 작가들이 느꼈던 정신적인 교감을 짧은 순간의 사진으로
재현했지만, 전시 공간에서는 관람자들에게 몽롱한 환영으로 보여준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빠졌던 ‘자발적인 몰입’은 시네 트랜스(Cine-transe)에서 다시 포토 트랜스(Photo-transe)로 관객에게 이동한다. 관객은 작가들이 대상을 마주하고 느꼈을 그 미세한 순간을, 카타르시스를 다시 한번 똑같이 체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