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橋)가 있는 풍경
- 일본실 상설전시 정기 교체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1월 4일부터 「다리(橋)가 있는 풍경」이라는 주제로 상설전시관 3층 일본실에서 새로운 상설전시를 선보인다. 이번에 공개하는 전시품은 병풍 3점, 족자 2점, 판화(우키요에) 8점, 칠공예품(마키에) 1점으로 총 14점이다.
이번 정기교체는 ‘다리(橋)’를 표현한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유교수차도병풍柳橋水車圖屛風>은 금박으로 꾸민 12폭 대화면에 그려진 다리와 그 주변의 수차水車, 버드나무 등의 묘사가 특징적인 작품이다. 모모야마시대(桃山時代, 1573~1603)에 집중적으로 그려진 주제로, 교토 근처 우지(宇治) 지방에 있는 다리인 우지바시(宇治橋)를 묘사했다. 우지바시는 일본 고대 노래에 등장하는 명소名所로, 문학과 풍경을 결합해 감상했던 일본인들의 미의식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 도쿄와 교토를 잇는 도로였던 도카이도(東海道)의 풍경을 묘사한 우키요에[浮世繪] <도카이도東海道 53차次> 중 ‘다리가 있는 풍경’ 여덟 점도 선보인다. 도카이도가 지나는 지역은 대부분 바다에 면해 있어 크고 작은 강의 하구나 하류를 가로질러 가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다리를 건너는 도강渡江이 일상적인 삶의 풍경이었다. 이번에 전시하는‘다리가 있는 풍경’ 8점을 통해 바다와 강이 많은 자연환경 아래 다리와 함께 삶을 영위했던 에도시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선종禪宗의 깨달음을 주제로 한 근대 회화 작품인 <넷이 졸다(四睡圖)>와 <목동>도 선보인다. 선종은 오랜 기간 일본의 지배계층이었던 무사계급이 선호했던 종교로서 관련 주제의 회화가 다수 제작되었으며, 이번에 선보이는 두 작품도 그러한 전통의 흐름 속에 위치한다. <넷이 졸다>에서 마치 고양이와 같은 귀엽고 온순한 모습으로 묘사된 호랑이를 감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