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원복)은 호남지역 명가(문중) 및 개인 소장 문화재의 기증 활성화를 위해 2011년 2월부터 상설전시실에 기증유물 전시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현재 전시관 2층에 자리한 유교문화실은 우리 지역 유학에서부터 선비들이 즐긴 풍류, 호국정신을 보여주는 임진왜란․한말의병과 관련된 유물과 조선시대 각종 사회문화를 알려주기 위해 호적․양자제도 등의 주제로 교체전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유교문화실에서 올해 새롭게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는 기증유물은, 무양서원(탐진 최씨)이 2009년 기증한 ‘최사전 묘지’이다. 묘지란 죽은 사람의 이름․신분․행적 등을 기록하여 무덤 앞이나 옆에 묻은 판석이다. 이 묘지에는 고려시대 임금님의 뛰어난 의원이었던 최사전(崔思全, 1067~1139)의 행적이 해서체楷書體로 기록되어 있다. 최사전 묘지는 탐진 최씨문중이 일제강점기에 일본 동경대박물관으로 반환청원서를 제출하여 1921년 반환받은 유물이다.
최사전은 1126년(인종4) 이자겸(李資謙)이 난(亂)을 일으키자 인종과 협의하고 척준경(拓俊京)을 달래어 난을 평정한 공을 세운 인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공으로 병부상서(兵部尙書)에 추충위사공신(推忠衛社功臣)이 되었고 삼한후벽상공신(三韓後壁上功臣), 문하시랑평장사(門下侍郞平章事)에 이르렀다. 훗날 인종(재위 1123~1146)의 묘정廟庭에 배향配享되었다.
유물을 기증한 무양서원武陽書院은 광주광역시 문화재자료 제3호로 지정되었으며, 주벽인 장경공(莊景公) 최사전과 손암 최윤덕, 금남 최부, 문절공 유희춘, 충렬공 나덕현 등 다섯 분의 신위神位를 배향하고 있다.
청자음각운룡문 상약국 명합
국립광주박물관은 최사전이 의원이었던 것을 고려하여 당시 약을 조제했던 기관인 ‘尙藥局(상약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보물 제1023호 청자음각운룡문 상약국 명합(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을 함께 전시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앞으로도 국립광주박물관은 문화재 기증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설된 유교문화 코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증유물을 통한 테마전시를 늘려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