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 자료를 조사해서 역사 자료집으로 발간
-역사자료총서 14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적』-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호적 자료의 조사 성과를 담은 역사자료총서(14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적』을 발간하였다. 이 자료집에는 고려시대로부터 대한제국기에 이르는 511점의 호적자료와 세 편의 관련 연구 논문이 실려 있다.
호적은 한 집안의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의 구성과 신분, 가문 등을 기록한 공문서이다. 호구 자료로서의 가치와 함께 옛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 정보가 담긴 1차 자료의 하나이다. 호적 자료는 3년마다 호적장적을 만들 때 호주(戶主)가 집안의 상황을 적어 관(官)에 제출하는 호구단자(戶口單子), 관에서 개인의 호적 사항을 증명해 주는 공문서인 준호구(准戶口), 대한제국기의 신호적법에 따라 양식화된 용지에 작성된 호적표(戶籍表)로 구분된다.
이번 조사·연구에서는 국보 131호 <1390년 경 화령부 이태조 호적>를 비롯하여 임진왜란 이전에 작성된 <금산군 한규 준호구>(1588년), 그리고 왕실 종친 관련 호적 등과 함께 당시의 사회상과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 호적들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한 평민에서 양반으로 신분 변화 과정이 담긴 <경주부 밀양박씨 호적>, 여성 호주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고성현 제여근 처 박씨 호적>, 그리고 충청도 일부 호적에서는 1862년 임술농민봉기로 인해 충청도의 명칭이 공충도로 강등되어 기록된 사실도 확인하였다. 이 외에도 환관 집안이 양자를 통해 대를 잇는 방식을 보여준 <청도군 진주강씨 ․ 문화류씨 ․ 광주김씨 호구단자>, 도주했던 양인이 다시 호구로 편입된 사실을 알 수 있는 <옥천군 서태흥 준호구>도 흥미롭다. 한편 20세기 초 전라북도 군산지역에 일본인 이주민 가족의 거주 사실이 기록된 1908년 <임피군 동이면 소룡동 인구성책>의 확인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들 중요 호적 자료에 대해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적 문서의 성격>,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경주부 밀양박씨 호구단자로 본 조선 후기 신분의 변화>, <호적으로 본 도시 한성부> 등 세 편의 논문에서 상세히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