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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직업 화가인 호생관毫生館 최북崔北(1712~1786년 경)의 탄신 300주년을 맞아 5월 8일부터 6월 17일까지 기획특별전 “호생관 최북”전을 개최합니다. 최북을 주제로 한 최초의 특별전인 이번 전시를 위해 그의 주요 작품과 기록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조선의 문학과 예술이 꽃핀 18세기 중엽에 활동한 최북은 양반이 아닌 중인中人 신분의 직업 화가였기 때문에, 그의 가계家系나 생애生涯를 알 수 있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의 작품을 애호했던 문인들의 시각에서 본 그에 대한 평가가 지금까지 전해집니다. 이를 통해 최북은 그동안 ‘광기어린 화가’, ‘기행을 일삼았던 사람’ 등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그는 당시 화단畵壇의 전통을 따르면서 남종문인화풍南宗文人畵風의 문기文氣가 담긴 화풍을 구사했던 화가입니다. 또한 전해지는 문헌 기록들을 살펴보면 돈과 명예에 구애받지 않고 당당한 삶을 살았을 뿐 아니라, 상당한 식견을 갖춘 직업 화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시는 총 3개의 주제로 구성하였습니다. 1부. ‘거기재居其齋: 내가 그곳에 있었다’에서는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를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을 갖춘 독보적인 존재라 일컫고 당당한 예인의 자긍심을 가졌던 화가 최북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특히 이 장에서는 처음으로 특별전에 선보이는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유곡후동도>가 2주 간 선을 보입니다.
2부. ‘호생관毫生館: 붓으로 먹고 산다네’는 ‘최산수’, ‘최메추라기’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산수·화조·영모 등 다양한 장르의 화목畵目을 능숙히 다루었던 최북의 주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8면에 펼쳐진 ≪사시팔경도첩四時八景圖帖≫은 직업 화가로는 일찍이 남종문인화풍을 구사하였던 최북의 특출한 기량을 잘 보여줍니다. <표훈사도表訓寺圖>는 평생 조선의 명승지를 유람하고 자연을 벗 삼아 생활하였던 최북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기도 합니다. 3부. ‘화폭에 내 마음을 비추다’에서는 중년기 이후 유명한 시구들을 그림으로 표현한 시의도詩意圖들을 통해 자연과 함께 안빈낙도의 삶을 바랐던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바로 조선시대 문인들이 추구했던 이상향으로, 최북이 단순히 그림만 잘 그렸던 사람이 아니라 시서화 삼절을 겸비하고 문인의 기품을 갖춘 18세기 말 지식인 화가였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이번 전시는 11번째 맞이하는 ‘전북의 역사 문물전-무주’편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꾸준히 개최해 온 지역 문물전을 지역의 인물을 주제로 풀어보고자 하였고, 그 주인공이 무주 최씨인 최북입니다. 모쪼록 이번 특별전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의 화가 최북의 예술 세계와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홍보 동영상 링크:
*사진자료
전시 포스터
<가을산수秋景山水圖>, 1757년, 종이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메추라기>, 18세기, 비단에 색, 고려대학교박물관
<산향재山響齋圖>, 18세기, 종이에 옅은 색, 국립중앙박물관
<손끝으로 그린 게 指頭蟹圖>, 18세기, 종이에 먹, 선문대학교 박물관
<표훈사表訓寺圖>, 18세기, 종이에 옅은 색,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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