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기획특별전 “천하제일 비색청자 天下第一 翡色靑磁” “아름다운 푸른 빛, 고려청자”를 만난다. |
○ 전시명칭 : <천하제일 비색청자>
○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전시작품 : 국보 60호 <청자 사자 장식 향로> 등 국내외 청자 350여점
○ 전시기간 : 10월 16일(화)~12월 16일(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10월 16일(화)부터 12월 16일(일)까지 2012년 기획특별전 <천하제일 비색청자>를 개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89년에 <고려청자명품高麗靑磁名品>특별전을 열었던 바 있으며,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고려청자 특별전으로 <천하제일 비색청자>를 준비하게 되었다.
이번 특별전은 1990년대 이후 괄목할 만큼 진전된 도자사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 전시이다. <천하제일 비색청자> 기획특별전을 통해 고려청자의 발생, 상감象嵌 기법의 시작 및 유행, 간지명干支銘 상감청자 등 주요 쟁점들에 대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고려청자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나아가 고려 사회에서 청자가 갖는 공예품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그 생산과 유통, 동시대의 칠기나 금속기와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총 출품작은 청자 완형만 350여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국내·외에 소장된 중요한 청자를 엄선하여 질적인 부분을 최대한 고려하였으며, 규모로서도 역대 최대수준의 청자전시이다. 또한 유례없는 지정문화재의 출품으로 국보가 18점, 보물이 11점으로 총 29점에 달하며,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2점의 고려청자가 선보이는 등 국·내외 지정문화재가 모두 31점으로, 가히 최상급의 청자를 모았다고 할 수 있다.
전시회의 제목인 ‘천하제일 비색청자 ’ 는 송나라 태평노인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책『수중금袖中錦』의 내용중 ‘천하제일天下第一 조’에서 ‘고려비색高麗秘色’을 천하제일의 하나로 꼽은 것에서 따온 제목이다. 고려청자가 중국의 송 청자를 제치고 천하제일로 꼽혔다는 것에서 당시 고려청자의 국제적인 위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선화宣和 5년(1123)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에 온 서긍(徐兢, 1091~1153)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의 “도기의 푸른 빛을 고려인은 비색이라고 말한다陶器色之靑者麗人爲之翡色”는 기록과 연결해보면 “비색翡色”은 당시 고려인들이 청자의 푸른 빛깔을 표현하는 특유의 단어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고려청자의 아름다움과 높은 수준을 잘 나타내준다.
본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하였으며, 기존의 편년순서에 의한 단순한 전시방식을 탈피하고 고려청자를 종합적으로 조명하기 위하여 편년ㆍ용도ㆍ상감ㆍ명품의 4구역으로 나누었다. 그리하여 관람객들은 각 구역별로 선택적 관람을 해도 무리 없이 청자를 여러 측면에서 이해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또한 자칫 밋밋해 지기 쉬운 작품의 나열보다는 입체물로서의 청자의 성격을 충분히 고려하여 현대적이고 이색적인 전시가 되도록 노력하였다.
1부는 ‘고려청자의 시작과 전개’로서 고려청자의 역사를 짚어본다. 1부에서는 청자의 발생배경에서부터 청자 제작의 시작과 절정 그리고 쇠퇴기까지의 시기별 고려청자를 두루 선보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청자의 시기별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중국 도자 문화의 유입을 통해 고려청자가 발생하고, 벽돌가마에서 흙가마로 이행하는 과정을 거쳐, 강진과 부안에서 비색과 상감으로 절정기를 맞는 흐름을 살피고자 하였다. 그리고 생산지에서 개경의 궁성까지 바닷길을 통해 운송되던 중 침몰한 해저 인양 청자와 고려 후기 간지명 상감청자를 통한 쇠퇴기의 양상도 함께 다루었다. 1부에서는 제 모습을 갖춘 청자 완성품과 더불어 가마터에 폐기물로 버려진 청자파편 등을 두루 포함하여 500년 역사를 지닌 고려청자의 장대한 흐름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2부는 ‘청자, 고려를 보는 창窓’으로서 식문화와 여가문화, 불교․도교 등 종교와 장례 문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여인들의 꾸밈의 도구이기도 했던 청자의 다양한 쓰임새를 각각의 소주제로 나누어서 집중적으로 전시함으로서, 기존의 전시와 차별화시켰다. 전남 강진과 전북 부안에서 만들어진 고급청자는 왕실과 중앙귀족들이 주로 사용한 것으로서 당시 상류층 사람들의 일상을 들어다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화장과 관련된 청자유병과 합, 화장상자 등에서 당시 귀족층 여성들의 화려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고, 청자 투각 의자 및 여러 가지 청자 문방구, 술에 대한 싯구가 씌어있는 주자나 잔을 통해 생활용기로서의 청자의 기능에 대해서 다각적이며 실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전시되는 주요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자 인물형 주자>(국보167호)와 개인소장의 <청자 퇴화점문 나한좌상>(국보173호)등이다.
3부는 창조성의 발현, 상감象嵌‘ 으로서 고려 특유의 도자공예기법인 상감기법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상감은 백토와 자토가 흑백대비를 이루어 화려한 장식효과를 극대화한 고려만의 독특한 도자장식 기법이다. 상감기법은 청자의 아름다운 푸른 빛과 더불어 고려청자만의 뛰어난 공예미를 대표하는 것으로, 초기 청자의 제작 단계에서 작은 파편으로만 확인되다가 12세기 중반부터는 ’포류수금문‘등 고려시대 사람들의 특유의 서정적 감성을 담은 아름다운 문양들로 청자를 장식하게 되었다. 상감이라는 독창적 기술은 고려인들의 높은 기술적 수준을 입증하는 동시에, 그들만의 정서를 도자기로 훌륭하게 표현한 높은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전시품은 간송미술관 소장 <청자 상감포류수금문 정병>(국보66호)과 일본 네즈미술관 소장의 <청자 음각 연당초문 정병>등이다.
4부 ‘천하제일을 말하다’ 에서는 당시에나 지금이나 ‘천하제일’로 꼽을 만한 고려청자 22점을 선별하였다. 고려가 이뤄낸 궁극의 아름다움이자 우리의 자존심이 될 만한 진정한 명품들로, 별도의 공간에서 자연광에 가까운 조명 효과를 내도록 하여 비색청자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주요 전시품중 중국의 도자기에서 영향을 받은 <청자 사자 장식 향로>(국보 60호)와 <청자 어룡형 주자>(국보 61호)는 조형적으로 중국적인 요소가 남아 있지만 전체적인 형태에서 나타나는 비례와 색色의 조화에서는 고려적인 미감이 잘 드러나 있다. 고려는 지속적으로 선진문물을 수입하면서 동시에 독자적인 공예미를 표현하기위해 노력하였는데, <청자 투각 칠보 무늬 향로>(국보 95호)등 정감 어린 조형미가 느껴지는 고려청자가 바로 그러한 노력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종전의 기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화려함이 돋보이는 공예미를 꽃피우게 된 것이 바로 상감이다. 간송미술관 소장의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68호) <청자상감모란넝쿨문주자>(국보 116호)등은 고려시대 사람들의 서정성과 화려한 문화가 잘 반영된 작품이다. 또한 국내에 처음 전시되는 일본 야마토 문화관 소장 일본 중요문화재 <청자 구룡형 정병>,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의 <청자동자·동녀형 연적> 등 이번 기회가 아니면 한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최고수준의 고려청자가 대거 전시되어 전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