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조선의 여성 문학, 천리에 외로운 꿈> 개최 |
조선 여성의 아름답고 애절한 문학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은 조선시대 여성 문학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특별전 <조선의 여성 문학, 천리에 외로운 꿈>을 2월 28일부터 4월 15일까지 개최합니다.
전시 명칭인 ‘천리에 외로운 꿈’은 이매창의 유명한 시조 ‘이화우 흩뿌릴제’의 종장에 나오는 말이다. 조선시대 남성에 비해 차별 받던 여성들은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저력을 보여주는 주옥같은 시를 짓기도 하고, 규방의 일상사를 문학으로 승화시키기도 하며, 때로는 떠난 임이 그리워 이불을 눈물로 적시며 사랑의 시를 짓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1부 <여성, 세상의 절반>, 2부 <여성의 또 다른 이름, 어머니 그리고 아내>, 3부 <임 그리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전시의 주요 전시품으로 보물 제728호 설씨부인 권선문, 허난설헌의 문집인 난설헌집, 남원 출신 김삼의당金三宜堂(1769~1823)의 <삼의당김부인유고>, 이매창의 시조가 실려 있는 <가곡원류>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여성 문학 작품과 더불어 전주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의 초충도草蟲圖를 비롯하여 인목왕후仁穆王后(1584~1632)와 혜경궁惠慶宮 홍씨洪氏(1753~1815)의 글씨, 평양 기생 죽향竹香의 화조도花鳥圖 등 서화 작품도 함께 전시합니다.
1부에서는 남성 못지않은 기개와 포부를 지녔던 여성의 문학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성의 굴종을 강요받던 조선시대에도 설씨부인薛氏夫人(1429~1509)은 당당하게 보시布施를 권하는 문장을 지었습니다. 허난설헌許蘭雪軒(1563~1589)은 문장으로 중국에 이름을 떨치기도 하였다. 이와 함께 남편을 훈계한 송덕봉宋德峰(1521~1578)같은 여성도 있었습니다.
2부에서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면서 생활을 글로 풀어낸 여성들의 문학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남편의 든든한 조력자였던 김삼의당, 자식을 시로써 훈계한 정부인 안동장씨(1598~1680)와 서영수합徐令壽閤(1753~1823) 같은 이들의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3부에서는 조선 여성 문학의 한 축을 이루었던 기녀들의 문학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황진이黃眞伊와 이매창李梅窓(1573~1610)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문학 작품은 자신이 연모하는 남성을 잊지 못해 때로는 노골적이고, 때로는 애절하기까지 한 최고의 ‘사랑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문학은 내면의 심상心象을 표출하는 매개라고 합니다. 사회가 여성에게 여성다워야 한다는 굴레를 씌웠다 할지라도 자기의 이야기를 드러내고자 하는 감정을 막지는 못하였음을 이 특별전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면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 학예연구사 진정환 (☎063-220-1025)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 조선 여성 문장의 태두, 설씨부인薛氏夫人
신말주申末舟(1429~1503, 신숙주申叔舟의 동생)의 아내인 설씨부인薛氏夫人(1429~1509)이 순창淳昌 강천사剛泉寺의 중창을 돕기 위해 지은 권선문은 여성의 글에서 보기 드문 인과법因果法에 따라 지은 글이라는 점과 조선시대 여성 문인이 쓴 가장 오래된 필적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됩니다.
설씨부인薛氏夫人의 권선문勸善文
설씨부인薛氏夫人(1492~1509) | 필사본 | 40.0×19.8cm | 신길수 소장 | 보물 제728호
- 조선이 낳은 천재, 허난설헌許蘭雪軒
초당草堂 허엽許曄(1517~1580)의 딸이자 우리에게 홍길동전洪吉童傳으로 잘 알려진 허균許筠(1569~1618)의 누이인 허난설헌許蘭雪軒(1563~1589)은 김성립金誠立(1563~1589)과 혼인 이후 자식을 연달아 잃는 등 불행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난설헌은 여느 여성 문학가처럼 불행한 가정사만을 시의 제재題材로 다루지 않고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기도 하였습니다.
난설헌집蘭雪軒集
허난설헌許蘭雪軒(1563~1589) | 목판본 | 28.6×18.1cm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남편이 과거에 급제하기를 기대하던 여인, 김삼의당金三宜堂
조선의 여성 문인 가운데 가장 많은 한시를 남긴 김삼의당金三宜堂(1769~1823)은 과거공부를 하는 남편의 든든한 내조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여성 문인이었습니다. 남원부 서봉방 같은 마을에서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태어난 담락당湛樂堂 하욱河氵昱(1769~1830)과 혼인한 김삼의당은 남편이 과거에 급제하여 가문이 다시 번성시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끝내 과거에 급제하지는 못했습니다.
삼의당김부인유고三宜堂金夫人遺稿
김삼의당金三宜堂(1769~1823) | 석판본 | 21.7×14.9cm |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 배꽃 떨어질 때 헤어진 임 생각에 잠 못 이루던 이매창李梅窓
이매창李梅窓(1573~1610)은 부안 출생으로 본명이 향금香今인데, 기녀가 된 후 계랑桂娘(癸娘), 계생桂生등으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호를 매창梅窓이라 하였습니다. 매창은 시, 노래, 거문고에 두루 능해 많은 사대부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천민시인 유희경劉希慶(1545~1636), 허균許筠(1569~1618) 등과는 매우 가깝게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가곡원류歌曲源流에 실린 이매창李梅窓의 시조時調 「梨花雨 흣뿌릴제」
박효관朴孝寬 편 |필사본 | 30.1×20.3cm | 국립국악원 소장
신사임당이 그린 초충도草蟲圖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 |종이에 색 | 33.0×27.9cm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인목왕후가 쓴 한시
인목왕후仁穆王后(1584~1682) |목판본 | 142.5×54.9cm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