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7)를 조명하는 특별전 “평화와 번영: 에도시대 이시카와 문화전”을 개최합니다. 10월 1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에도시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시카와현石川縣의 대표적인 유물들을 소개합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1991년 일본 이시카와현립역사박물관과 자매관 협정을 맺고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왔으며,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상호 신뢰와 우의의 결실로 5년마다 양 관을 방문하는 이 특별전은 지방의 해외 문화교류의 대표적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역사에서 에도시대는 가장 평화로운 시기였으며, 이시카와현 지방은 ‘백만 석의 영지’라는 이름을 얻을 정도로 풍요의 땅이었습니다. 이는 일본 내에서도 수도인 에도(지금의 도쿄)에 이어 2번째 규모였습니다. 또한 이 지역은 전쟁과 재해의 피해에서 벗어나 에도시대의 문화를 가장 잘 간직한 곳입니다. 특히 이시카와의 현청이 있는 가나자와金沢는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창의도시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에도시대의 전통 문화는 이시카와의 살아있는 역사적 유산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시는 모두 4개의 주제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살다’에서는 가가번加賀藩(지금의 이시카와현)의 번주인 마에다 가문前田家의 통치 하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토대로 발전을 이룩했던 옛 이시카와의 사회구조와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총 12폭의 대형 화면에 가나자와 성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상들이 상세히 묘사된 <가나자와성하도병풍金沢城下図屏風>은 조선시대 사람들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2부 ‘기술과 문화로 소통하다’에서는 한일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한 조선의 통신사들과의 교류와 더불어 일찍이 정교하고 뛰어난 과학 기술 문화를 받아들인 이시카와 사람들과 그 유산을 소개합니다. 여기에는 <사로승구도>와 <국서누선도>와 같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도 함께 전시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울 것입니다. 또한 ‘가라쿠리’로 대표되는 이 지역의 기계장치 기술들은 지금도 시연이 가능할 정도로 정교하여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3부 ‘축제를 즐기다’에서는 일본의 3대 명산인 하쿠산이 품고 있는 이시카와 지역의 신앙과 제례, 그리고 지역 마쓰리와 오락문화를 통해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풍류를 즐겼던 이시카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4부 ‘전통의 미를 이어가다’에서는 ‘공예의 도시’ 가나자와를 중심으로 한 이시카와의 수준 높은 미술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여기에는 일본 내 금박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최고 수준의 공예술을 갖춘 금박공예와 와지마輪島 지역의 옻칠공예, 그리고 이곳의 염색공예인 가가유젠加賀友禪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또한 이시카와 출신이거나 가노단유狩野探幽(1602~1674)와 같이 이곳에서 활동한 화가들의 회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시기간 중에는 일본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수시로 진행됩니다. 10월 22일에는 ‘근세 가가번加賀藩과 조선의 문화교류’를 주제로 하우봉 전북대학교 교수의 특별강연이 개최됩니다. 이외에도 ‘이시카와의 전통 금박 체험하기’, ‘에도시대 의상 입어보기’, ‘관람객과 함께 만드는 합동작품 제작’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생활 문화를 경험하며, 기억하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300여 년간 평화와 번영을 누린 이시카와현의 문화를 살펴봄으로써, 과거의 역사에서 미래를 꿈꾸는 도시, 이시카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일본 에도시대는 우리의 조선시대 후기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두 나라 문화의 비교를 통해 보편성과 다양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한일 문화교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사진 자료 : 파일 첨부

[사진 1]  “평화와 번영: 에도시대 이시카와 문화전“ 포스터

[사진 2]  <가나자와성하도병풍金沢城下図屏風> 중 부분

[사진 3]  <계단을 내려오는 인형からくり>

[사진 4] <마에다 가문 문양의 마키에 서랍장黒漆桐梅鉢紋蒔絵小箪笥>

[사진 5]  가노단유狩野探幽, <가신과 매 그림歌神鷹図> 중 2면

 <계단을 내려오는 인형からく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