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윤 서거 400주년 기념 서화관 회화실 교체전시 “낙파 이경윤과 17세기 조선의 회화” |
○ 전시기간: 2011. 8. 23(화) ~ 12. 18(일)
○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회화실
○ 전시작품 : 전 이경윤필 산수도 등 26점
올해는 조선중기 대표화가 이경윤李慶胤(1545~1611)의 서거 400주년이 되는 해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이를 기념하여 이경윤의 회화를 중심으로 서화관 회화실의 유물을 교체 전시한다. 새로이 전시되는 작품들은 이경윤과 그의 동생 이영윤李英胤(1561~1611), 아들 이징李澄(1581~1674이후)의 회화 등 17세기 조선의 작품들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이경윤의 대표작품을 선별하여, 조선중기 회화의 흐름 속에서 그의 위상을 살펴본다.
이경윤은 성종成宗의 증손자 이걸李傑(1525~1593)의 맏아들로 태어난 종실화가로, 학림수鶴林守에 제수되었고 후에 학림정鶴林正에 봉해졌다. 호는 낙파駱坡, 낙촌駱村, 학록鶴麓 등이 있다. 중국 사행使行을 2회 다녀온 기록이 있으며, 절파화풍의 대가 김시金禔(1524-1593)와 친밀하게 교유하면서 화풍의 영향을 받았다.
이경윤의 생애에 대해서는 생몰년을 제외하고는 남아 있는 기록이 많지 않다. 또한 그의 회화에는 서명과 도장이 없어 제작시기가 명시된 기준작이 없고 이경윤이 그린 것으로 전칭되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경윤은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화가이며, 중국 명대 절강성 지역에서 활동한 대진戴進 등 화가들의 화풍인 절파화풍浙派畵風이 전래되어 조선 화단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화가임에 틀림없다. 그의 사후 많은 문헌기록에서 이경윤의 회화세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종실출신 화가라는 특수한 신분적 환경을 배경으로 부자가 모두 그림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18세기의 서화감평가 남태응南泰膺은 이경윤의 그림에 대해, “학림정의 그림은 메마르고 담백한[枯淡] 가운데 정취情趣가 있고, 고상하고 예스러운 가운데 색태色態가 있으며, 매우 단련되고 세련되어 거칠거나 엉성한 데가 없으니, 참으로 화가의 최고의 경지[三昧境]라 할 것이다.”(남태응南泰膺,『청죽화사聽竹畵史』)라고 하였다. 또한 강희안, 김시 등을 거쳐 서서히 조선의 화단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절파화풍이 이경윤에 의해 좀더 확고하게 자리매김되고 김명국, 조세걸 등 후대로 전해졌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경윤의 현존작품들은 조선전기의 안견파 화풍에서 벗어나 절파화풍으로 그려져 있다. 특히 거친 의습선과 흑백의 명확한 대조를 보이는 산과 바위의 묘사는 이경윤에 이르러 중국의 절파화풍이 조선 화단에 전래되어 정착된 양상을 보여준다. 동생 이영윤과 서자로 태어난 아들 이징의 회화는 이경윤의 화풍과는 또 다른 복합적인 화풍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경윤의 절파화풍은 김명국과 조세걸 등 17세기 조선중기에 절파화풍을 구사했던 화가들의 그림에서 계승되고 있다. 이경윤의 작품들, 그와 혈연관계였던 이영윤, 이징의 작품들, 그리고 이경윤 화풍의 영향을 받은 김명국, 조세걸의 작품들은 조선중기 다양한 회화의 양상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중기 절파화풍의 대표화가 이경윤의 회화세계와 그의 아들 이징의 회화, 이경윤의 영향을 받은 17세기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조선중기 화단의 흐름을 이해하고 감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