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동물 관람?! |
한여름 테마전 <조선시대 동물을 만나다> 개최 |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여름방학을 맞아 조선시대 영모화조화(翎毛花鳥畵는 짐승과 새, 꽃을 소재로 한 그림)를 한데 모은 <조선시대 동물을 만나다> 테마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광주박물관 서화실에서 8월 2일(화)부터 11월 20일(일)까지 진행되는데 조선시대 영모화조화의 시기별 특징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선조들이 일찍부터 많이 그렸던 동물은 소와 말이다. 왜 그럴까? 이것은 소와 말이 농경農耕과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생긴 사람과의 친밀성에서 그 이유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전시 작품 중에서는 김식金埴(1579~1662)의 소 그림과 우리 지역 출신의 윤두서尹斗緖(1668~1715)의 말 그림이 대표적이다.
요즘 애완동물로 인기가 있는 개와 고양이도 조선시대에는 그림 소재로 많이 등장하였다. 특히 고양이는 70세 노인을 뜻하는 ‘耄모’와 음이 같아 장수의 의미로 당시 선호된 그림이었으며 조선 중기 문인화가인 조지운趙之耘(1637~?)의 작품이 전시된다. 개는 벽사辟邪의 상징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조선 말기까지 확인되는데 조석진趙錫晉(1853~1920)의 작품이 이를 잘 증명해 준다. 특히 조석진의 스승격인 조선 말기 직업화가인 장승업張承業(1843~1897)의 십곡 병풍은 다양한 동물이 한데 어우러진 대작이다.
이와 함께 길조(吉鳥)로 널리 알려진 까치그림도 등장한다. 까치는 조선 후기 화원인 유숙劉淑(1827~1873)이 그린 까치를 들 수 있는데, 오래전부터 기쁜 소식을 전하는 전달자로 인식되어 사대부 화가나 도화서의 화원들에 의해 자주 그려진 소재이다. 또 허백련許百鍊(1891~1977)이 그린 팔가조도 선보인다. 팔가조는 새끼가 나이든 어미에게 모이를 물어다주는 습성을 비추어 효도를 상징하는 새로써 널리 그려졌다. 이 밖에도 원숭이, 두꺼비, 다람쥐, 상상의 동물인 용까지 표현된 그림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 늘 동반자로 여겨온 여러 동물들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이다.
여름방학동안 아이 손을 잡고 박물관을 찾은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이번 동물그림 전시처럼 앞으로도 국립광주박물관은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가 있는 주제전시’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