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근대도자 100년의 기록 속으로>
도자 산업 중심지, 광주-여주-이천의 설립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도자 클러스터 경기도 광주(廣州), 여주(驪州), 이천(利川).
세계적 규모의 도자비엔날레가 10년째 지속되고 있고, 20년이 넘도록 도자기 축제가 열리고 있는 이 지역들이 현재와 같은 도자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경기도자박물관(관장, 서정걸)이 준비한 “경기근대도자 100년의 기록”展은 이러한 물음에 답을 제시한다. 이 전시는 조선왕실이 운영했던 도자제작소 분원(分院)이 민영화된 1884년 이후, 경기도 일대를 중심으로 도자산업의 부흥을 위해 노력했던 도자 제작자들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전시이다.
천혜의 조건을 가진 광주-여주-이천
경기도 광주, 여주, 이천 일대는 조선시대 왕실에서도 인정했던 양질의 점토 생산지이자 풍부한 땔나무 산지였다. 여기에 수도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입지가 더해진 경기 동남부 지역은 조선시대 500여년간 왕실용 도자기를 생산했던 관요의 전통을 힘입어 도자 산업이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이 기회의 땅으로 도자 제작에 뜻을 품은 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의 일이다. 20세기 초, 일제치하에서 조선인의 신분으로 고려청자 재현에 성공했던 선구적 도공 유근형과 황인춘 등에게 기술을 전수받은 도공들이 하나둘씩 모여든 것이다. 이들은 이미 1940년대부터 여주일대에 자리 잡기 시작한 산업도자 공장들과 이천의 칠기(흑색 옹기)가마들과 함께 도자 산업의 터를 닦으며 도자 특화지역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근대시기 희귀한 자료 최초공개
3여년에 걸친 박물관의 자료수집 결과를 반영한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근대도자 관련 자료가 다수 소개된다. 한국 도자 제작의 1세대로 외국에까지 이름을 떨쳤던 유근형(1894~1993, 이천 해강요), 안동오(1919~1991, 광주 번천요), 지순택(1924~1996, 이천 고려도요) 등의 청자와 백자 작품은 물론, 대한민국도자명장 서광수, 김세용, 광주왕실도자기명장 박부원 등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전시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이다. 여기에 당시의 도자기 공장이나 작업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풍부한 사진자료, 국내외 정세를 알려주는 신문 기사 등의 자료가 틈틈이 같이 소개되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1960년대 일본 무역회사에서 한국에 맞춤형 도자 주문을 위해 작성했던 도자 주문서들이나, 60~70년대 도자관련 행사 홍보물 등의 미공개 자료들은 일반 관람객은 물론 연구자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경기도자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5월 4일부터 7월 3일까지 이어진다. 관람시간은 10:00~19:00(주말 및 공휴일은 21:00까지, 연중무휴). 문의: 031-799-1500, www.ggcm.or.kr
순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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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정보 제목-제작시기-크기(cm)-소장처 순 |
세부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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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청화 ‘분’명 불수감문 항아리 白磁靑畵‘汾’銘佛手柑文壺 Blue and White Porcelain Jar with Chinese Inscription of 'Bun' and Fingered Citron Design 20세기 초 높이15.1 입지름13.8 굽지름 11 경기도자박물관 |
1884년 분원이 민영화된 이후 제작되어 일반에게 판매된 항아리로 굽 안바닥에는 분원을 상징하는 ‘汾’자가 표시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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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조화 운학문 병 粉靑彫花雲鶴文甁 Buncheong Ware Bottle with Incised Cloud and Crane Design 1930년대 故 유근형作 높이11.2 입지름2.3 굽지름3.5 최대지름 6.5 유광열 |
일제 강점기 도자제작 기술을 익혔던 선구적 도공 유근형의 1930년대 작품이다. 조선시대 분청사기의 기법에 고려시대 운학문의 문양을 조합한 작품으로 한국 도자의 전통을 찾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엿보인다.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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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상감 운학문 주자 靑磁象嵌雲鶴文注子 Celadon Ewer with Inlaid Cloud and Crane Design 1941년 故 황인춘作 높이22 입지름4 굽지름7.5 몸너비25×14 황종례 |
1930년대 개성에 정착해 가마를 연 청자 장인 황인춘이 그의 딸 황종례의 명덕여학교(호수돈여고의 전신) 졸업을 기념하여 제작한 청자주자이다. 몸통 중앙에 ‘명덕 제22회 졸업생’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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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경기 여주 동일제도사 가로10.5 세로7.2 피명호 |
경기 여주지역은 해방이후 한양요업사, 동일제도사, 삼성요업사, 신흥요업사, 고려자기 등 4~5개의 산업자기 공장이 설립되기 시작하였다. (사진은 동일제도사의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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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청화 화접문 접시 白磁靑畵花蝶文楪匙 Blue and White Porcelain Dish with Flower and Butterfly Design 1956년 故 김완배作 높이3.5 입지름21.2 굽지름11.3 김종호 |
한국조형문화소(성북동가마, 1955~1962)에서 제작한 접시로 뒷면에 ‘韓國造形文化硏究所 丙申’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