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복장유물 공개」
- 국립고궁박물관 작은 전시 개최(2011.5.3~6.12)- |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불기 2555년 ‘부처님 오신날(5월 10일)’을 맞아 오는 5월 3일부터 6월 12일까지 약 40일간 2층 왕실생활실에서 보물 제1660호 및 보물 제1661호인 “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복장유물”을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순천 송광사(松廣寺) 목조관음보살좌상의 복장물腹藏物(불상을 봉안할 때 가슴 안쪽에 넣는 물건들로 신앙적인 의미를 지닌다)은 2009년 11월 관음보살상을 개금(改金)하기 위해 상태를 확인하던 중에 발견된 것으로 불상을 제외한 의복과 여러 옷감, 전적류 및 관련 유물 50여 점이 선을 보인다.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의 복장물들은 저고리에 적힌 발원문을 통해 1662년(현종 3) 궁중의 나인이었던 노씨(盧氏)와 박씨(朴氏) 등이 소현세자의 아들인 경안군 내외가 오래 살기를 기원하며 불상을 만들어 넣은 것임이 밝혀졌다. 경안군(慶安君, 1644~1665)은 소현세자의 3남으로 두 살 때 부모의 갑작스런 죽음을 겪고 제주도에서 13세 때까지 유배생활을 하는 등 불운한 삶을 살았다. 오랜 유배생활로 병약했던 그와 부인 허씨의 장수를 위해 만든 불상과 복장물에는 현세의 고통에서 벗어나 무병장수를 꿈꿨던 절실한 염원이 담겨 있다.
현재 불상을 모신 순천 송광사의 관음전은 본래 1903년(광무 7) 고종황제가 망육(望六) 51세에 기로소(耆老所)에 입소한 것을 기념하여 건립된 성수전(聖壽殿)이라는 원당(願堂)이었다. 1957년 관음전이 허물어져 무너질 위험이 있자 불상을 성수전으로 옮기고 이름을 관음전으로 고쳐서 부르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본래 성수전에 봉안되어 있던 고종황제의 전패(殿牌)를 포함해 황실에서 내렸던 현판과 관련 자료들이 함께 전시된다.
복장에서 수습된 유물들은 의복 이외에도 다양한 문양과 조직의 옷감류와 세조 8년(1462) 판각해 간행된 간경도감본 『대방광불화엄경합론大方廣佛華嚴經合論』유일본을 비롯한 8종의 불교경전 등이 있는데, 보존상태가 매우 뛰어나 조선 시대 복식사 및 서지학·인쇄문화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어 2010년 8월 보물 제1660호 및 제1661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왕손으로 태어나 불운한 삶을 살았던 경안군의 염원이 담긴 복장물과 고종 황제의 원당으로 불상이 옮겨지게 된 사연을 통해 왕가의 번영을 위해 이루어졌던 조선 왕실의 불사(佛事) 전통 및 그 속에 담긴 신앙적 의미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