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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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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수품이자 국민음료가 되어버렸다. 커피 자체의 매혹적인 맛과 특유의 중독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겨우 100여년의 역사를 갖는 커피가 한국인들에게 불가분의 관계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우리만의 독특한 커피문화를 만들면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커피를 받아들인 시기는 명확하진 않지만 개항 후 서양의 여러 공사관들에 의해서 궁중에서 처음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한자음을 따서 커피를 ‘가배珈琲’, ‘가비’라고 하였다. 일반 서민들에게는 외국 선교사들이나 상인에 의해서 커피가 알려졌고 그 색이 검고 쓴맛이 나는 것이 마치 한약 탕국과 같다고 해서 서양의 탕국이라는 뜻으로 ‘양탕국’이라고 불렀다.
1930년대 들어서 근대식 다방이 출현하면서 특권계층이 향유하던 커피는 개화된 지식인, 동경유학생, 문학가 등의 인텔리들에게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였고 부유층 가정에도 커피가 보급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일반 서민들도 커피를 맛보기 시작한 것은 6.25 전쟁이 끝나고 미군의 야전 군용물자인 C레이션 박스 속 인스턴트 커피와 보다 소통과 만남의 공간으로 확대된 다방을 통해서였다.
그 후에도 커피는 귀한 손님을 위한 접대용으로 고가의 귀물이자 선진문화의 상징이었으나, 한국기업에서 생산되는 인스턴트 커피의 보급으로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보다 쉽게 커피를 맛보고 즐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커피는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탕약처럼 쓴 맛이었다. 입맛에 맞지 않은 쓰디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설탕과 크림을 첨가하기 시작했다. ‘둘, 둘, 하나’라고 구호처럼 외치는 ‘다방커피’도 다방에서 조제해 먹던 커피에서 그 시초를 찾을 수 있지만, 설탕과 프림이 절묘하게 조합된 커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커피와 크림 설탕을 한국인의 입맛에 알맞게 배합한 1회용 인스턴트 커피인 ‘커피믹스’의 탄생과 어디서든 저렴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커피자판기의 보급은 커피의 대중화에 일조하였지만 한국인의 입맛을 통일시켰다.
현재 한국에서 커피 소비량은 세계 11위이지만 인스턴트 커피 소비량이 커피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개관 65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에 커피가 도입되고, 시대를 대변하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게 되기까지 커피 문화의 변천과정을 살펴보려는 의도에서 기획하였다. 양탕국에서 다방커피, 자판기, 커피믹스로 이어지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커피문화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맥스웰하우스 가정용>
<미군- C레이션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