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05.11.02 05:45 수정 2005.11.02 05:52
서울옥션 새 대표 윤철규씨
미술품 경매회사 (주)서울옥션의 새 대표를 맡은 윤철규(48.사진)씨는 미술기자 출신이다. 미술전문지 '계간미술'기자와 중앙일보 미술전문기자를 지냈다. 기자 생활 중에 일본에 유학해 미술사 전공으로 교토 불교대학에서 석사학위, 도쿄 학습원(習院)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전 대표인 이호재씨가 화랑 주인이자 설립자였다면 윤 대표는 현장과 이론에 모두 밝은 실무자다. 취재를 하던 자리에서 취재를 당하는 자리 쪽으로 옮겨 앉으니 어색하다는 그는 "한국형 미술 경매의 모델을 만들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경매' 하면 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외국 예를 든다. 그러나 100년이 넘는 연륜을 자랑하며 서구 현지 실정에 맞춰 변화해온 경매를 고작 7년 역사의 한국 경매와 비교하는 건 무리다. 서울 옥션과 최근 출범한 K옥션이 대형 화랑을 주주로 출발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실정이다. 짧은 시간에 커야 하는 한국적 경매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 현실에 맞는 미술품 경매를 개발하기 위해 26명 직원과 함께 공부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기대해달라."
윤 대표는 24일 서울 청담동에 새로 여는 강남점 '더 컬렉션',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감정위원단 확대 등을 소개하며 서울옥션이 거듭나는 데 힘을 북돋워달라고 부탁했다. 서울옥션은 올 봄 이중섭의 유족 소장 그림을 경매에 올렸다가 위작 시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그 같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 성원을 보내달라는 것이다.
"경매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일이 나의 임무다. 출품작에 대한 상태 보고서나 경력 조사, 소장 .전시 경력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 후발업체인 K옥션과는 미술 애호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고 각기 개성 있는 경매사가 되도록 열심히 경쟁하겠다."
윤 대표는 미술품 경매사를 중고차 중개대리점에 비유했다. "최종 선택은 고객이 하는 거다. 안목이 중요하다. 자기 눈이 진짜다, 좋다, 라고 판단한 작품에 적절한 돈을 지불하는 것이 경매 아닐까."
정재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