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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 News & Talk] 3월,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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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8일
정준모, 윤철규, 김진녕, 최문선

  전시 소식도 풍성하고, 미술관, 박물관, 미술시장 쪽에도 굵직한 일들이 많았어요. 아트바젤 홍콩, 화랑협회장 선거, 소더비, 필립스 등 외국계 경매사의 한국 진출, 60억 달항아리, 퐁피두, 베니스 비엔날레 감독 선정 등등. 먼저 미술 전시 쪽 기사 이야기부터 시작하시면 어떨까요. 

봄꽃과 함께 찾아온 풍성한 전시
   ‘보복소비’가 있다고 하더니 전시 쪽도 ‘보복관람’이라고 해야 할지, 카텔란을 위시해서 오픈런, 예약전쟁인 전시들이 많이 보입니다. 부산의 다카시 전도 연장에 반응이 좋아서 연장에 들어가고. 그저 플렉스라고 하기보다는 굶주렸던 애호가들이 한을 푸는 것 같습니다. 

   리움 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의 병풍전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습니다. 4월에 호퍼 전도 얼리버드 티켓이 매진되고 있어서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 같네요.


3월 오픈한 리움미술관의 <조선백자>전


   문화 소비 형태가 지나치게 붐업되나 싶기도 하고 흥미 본위로 흘러가나 싶기도 하고.

   인스타 용으로 사진 찍으러 전시를 다니는 친구들도 많기는 하지만, 중장년층, 모녀나 부녀의 관람 등 관객층이 다양화되고 확산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혼자 오는 중년 남자들도 많이 보여요. 

   코로나 이후로 술자리가 적어지고 일찍 퇴근하는 분위기가 생겨서 클래식 앨범이 많이 팔린다든가, 전시 야간 관람이 더 붐빈다든가 하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워라밸을 말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는 조건이 있겠죠. 미술은 그동안 대중문화와는 어떤 경계가 있었는데 조금씩 옅어지고 있나 봅니다. 

   이런 시기에 이런 현상들을 우호적이고 좋은 쪽으로 선도할 수 있는 미술계 노력이 보여야겠죠. 문화체육관광부 쪽도 그렇고. 

   4월에 또 볼 만한 전시들이 많죠? 에드워드 호퍼 외에도 소마미술관에서 근현대 회화 전시도 하고, 광주 비엔날레도 시작하고.

   진행중인 호림의 <여지동락> 전도 좋은 전시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리움의 <조선 백자> 전보다도 낫지 않나 생각해요. 

한 유물을 위한 박물관을 지을 것인가
   조금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는데, 모 절의 성보박물관에서 삼국유사 진본을 전시한다는 기사를 보고 든 생각이 있습니다. 정부보조금을 받아 150억 이상씩 들여 성보박물관을 짓고 있는 곳들이 꽤 있어요. 이미 있는 곳도 많고. 절에서 소장하고 있는 불교 문화재가 대개 그 수량도 적고 절에 찾아와 그것을 보는 관람객도 적을 수 밖에 없는데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절마다 박물관을 짓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일까. 그것도 정부 예산을 들여서라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본의 경우 절이 가지고 있는 중요문화재들은 소장처는 절이지만 관리와 연구, 전시를 할 수 있는 박물관에 기탁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맞습니다. 심지어 개인 절 같은 경우 불교 유물을 사서 소유하면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 박물관도 짓고 인건비도 지원받을 수 있으니 보물을 구하러 다니기도 한다고 해요. 보물을 사는 데 드는 돈보다 훨씬 많은 자산을 공으로 늘리게 되잖아요. 여전히 유물은 자기 것이고. 

   개별 박물관에서 유물 하나씩을 관리하느라 이중 삼중으로 자원을 낭비하지 말고 그런 유물을 주요 박물관에서 기탁을 유도하도록, 효율적으로 운영되게끔 정책이 실행되어야 해요. 시급한 문제입니다. 

   종가에 전해 내려오는 고서, 문헌 같은 유물을 보관하는 것도 보관 서고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도 있어요. 문화정책이 부동산형이라고 해야 할까, 문체부나 문화재청의 지방 지원이 건물을 짓는 곳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항온항습이라든지 유물 관리에 대한 기본은 지켜질지 의문이고.... 국공립미술관 박물관의 역할, 시민들의 문화 향유에 가장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됩니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기대하는 수준도 높아지는 만큼, 미술관 박물관들도 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퐁피두가 들어오면 어떤 자극이 될까요? 퐁피두 서울 소식에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해요. 

   4년간 한화가 운영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하죠. 퐁피두라는 선진 시스템이 들어오면 미술관, 박물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알게 모르게 국내에 영향을 주겠지요. 국공립기관에도 레지스트라나 컨서베이터가 없는 상황이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쪽으로 로열티가 상당히 지급될 텐데 그 돈으로 차라리 우리나라 브랜드를 가진 미술관을 키우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글쎄요. 두고 봐야겠죠. 

   전시도 그렇고 빌모트 설계도 그렇고 기대가 됩니다. 63빌딩 지하부터 지상 4층까지 리노베이션을 할 것 같고, 바깥 쪽으로 확장해 입구를 만들 계획인 것 같습니다. 관장이든 큐레이터든 한국 사람이 맡으면서 능력을 키워서 자원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대구미술관장의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응모 관련되어서도 기사가 조금 있었습니다. 

   몇 번 제기한 문제이긴 한데, 그 이면에 국공립 관장 공모제의 문제가 따로 있습니다. 이번에 관장이 된 분은 공정한 과정을 거쳐 되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고, 다만 근무하던 기관이나 지방정부가 취한 태도에 문제가 많았어요. 관장 임기가 2-3년으로 짧으니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면 임기가 끝나기 전에 타 기관에 응모를 할 수밖에 없고 기관에 계속 있더라도 5년이 넘으면 본인 기관에 다시 모든 서류를 갖춰서 응모해야 합니다. 지방 미술박물관의 인력이나 예산 환경이 열악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여튼 사정을 모른 채로 떠나는 사람만 탓해서야 되겠나 싶습니다. 

미술관의 기회 균등, 분배 문제
   그밖에 국공립 미술·박물관이 장애인 작품을 3% 의무 구입해야 한다는 기사가 있었죠. 뭔가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지부에서 할 일을 문화부에서 한다고 하는 이유가 뭘까요.

   미술박물관의 가장 큰 임무는 현재의 문화유산을 미래에 전해지도록 하는 데 있는 거예요. 어떤 미술품을 후대에 전해줄지 선정하고 보관하고 보여주고 연구하고 해야 하는데, 지금 현재 예산이나 관리 능력 등을 생각해 볼 때 장애인 작품 의무 구입 운운은 나올 얘기가 아니지요.

   뭔가 용산 쪽의 분위기를 보고 공무원들이 앞질러 생각해 낸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지방마다 미술은행이 생겨서 지역 미술인의 작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분위기도 많이 보이는데, 지역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방의 기관 예산, 문화 정책 등의 결정에서 지역 작가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을 놓칠 수는 없지만 그쪽에 치우쳐 균형감각을 잃는 건 아닌가, 검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산도 그렇고 상당히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 일인데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균형을 찾아야 되죠. 그렇지 않으면 지역민들을 볼모로 그 지역의 특정 세력들에게 특혜를 주는 셈이 됩니다. 

   인사동을 지나다니다 보면 각 지자체, 그리고 단체들이 갤러리를 가지고 지역 작가를 소개하고 있는데, 충북, 제주, 전북, 전남... 없는 지역이 없습니다. 서울의 주요 화랑을 뚫는 것이 어렵긴 하겠지만 이렇게 지역이 배타적으로 운영되면 자신들만의 폐쇄적인 리그가 돼요. 도민들의 돈을 함부로 쓰는 건 아닌지 점검해야 됩니다.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사진만 찍는다고 메이저리그 진출은 아니죠. 물론 지역 소외의 문제가 뿌리 깊지만 저런 식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개방되는 한국 미술시장
   크리스티에 이어 소더비, 필립스의 한국 진출 소식이 있었죠. 이러다가 4대 경매 회사가 다 들어올 것 같은데, 한국 미술시장에 뭐가 있다고 이렇게 들어올까 싶기는 해요. 현재 국내 경매사 도록을 보면 고미술 빼고 근현대 중에 40퍼센트는 외국 작품이에요. 

   역량에 비해 과대평가 된 면도 있겠죠. 

   한국 경제력, 경제규모만을 놓고 보면 10위권이니 당연한 일이라고도 생각되긴 하는데요. 프리즈도 성공했으니...

   지금 미술시장의 규모를 보고 들어온다기보다는 앞으로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작가 풀 보다는 구매력을 기대하고 들어오는 면이 크겠지요. 아시아에서 미술시장의 중심이 어디가 될 것인가를 예측하려고 하는 기사들이 많은데, 아트바젤 홍콩 기사들 중에서도 홍콩 미술시장 분위기가 기대보다 덜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서울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하는 분들이 좀 되는 것 같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서울 등 아시아 도시의 경쟁력을 자꾸 비교하고 그러는데, 자존감 부족 때문 같아요. 근대가 늦었던 때문일지. 아트바젤 소식을 전해 들어보면 대체로 중국과 러시아의 부호들이 아직 발목을 잡혀 있어 크게 볼 만한 건 없었다, 정도인 듯합니다. 미술시장이 좋아진다고 해 봤자 큰 은행들이 넘어가고 하는 경제적인 상황에서 예전 같게 되기는 힘든 게 당연하죠. 크레딧스위스 같은 경우 세계적 미술관에 지원하는 곳이 많은데 이곳이 넘어가면서 문화예술계 전체에 타격이 커요. 새로운 기폭제가 필요한 미술시장이기는 한데, 전체적으로 경제나 나쁘니 엄동설한을 어떻게 버티는가, 극복 과정이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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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K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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