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진녕
베니스는 물의 도시다.
평온한 물은 사물의 이미지를 되반사한다.
반영反影.
베니스는 반영에 익숙할 수 밖에 없는 도시다.
이와사키 다카히로
일본의 전통 종교인 신사의 문인 도리이는 바닷가 얕은 해안에 세우는 경우도 있다.
바다가 잔잔해지면 도리이는 금새 아래 위가 같은 두 개의 문이 된다.
일본관의 작가 이와사키 타카히로는 물을 매개로 익숙한 아래 위가 똑같은 본체와 반영을 나무로 정교하게 만들었다.
금각사와 도리이, 오층목조 석탑을 만들었다.
허공 어디쯤 목조 금각사를 반영하는 물같은 경계가 있기에 그는 이 아래 위가 똑같은 금각사를 천정에 매달았을 것이다.
이와사키 타카히로는 ‘뒤집었더니 숲이다’(turned upside down, it’s forest)란 진술을 하고 있다.
이와사키 타카히로는 ‘뒤집었더니 숲이다’(turned upside down, it’s forest)란 진술을 하고 있다.
물의 반영을 경계없는 허공으로 확장시켰다.
로저 드 몬테벨로
공교롭게도 비엔날레 기간 중에 베니스 산마르코광장의 무제오 코레르(museo correr)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계 미국 작가 로저 드 몬테벨로 Roger de Montebello의 개인전도 반영이 주요 모티브다.
그는 1992년부터 베니스에 아틀리에를 열고 작업을 하고 있고 그림 소재도 베니스의 운하에 비친 건물이나 문의 반영을 그리고 있다. 때로는 시궁창 냄새를 풍기고 홍합을 키우는 혼탁한 푸른색의 베니스 바닷물이 가장 빛날 때는 건물의 이미지를 말끔히 반영할 때일 것이다.
평면 회화 작업을 하는 몬테벨로는 충실하게 물이라는 매개를 통한 반영을 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