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끝난 서울 간송미술관의 가을 전시에서 최대 화제의 작품은 바로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였다. 그림속에는 약간 어려워보이는 한자 귀절, 화제와 함께 인장 3개가 찍혀 있다. 화제는 그림 속에 적어 넣은 시 구절이나 글 등을 말한다. 미인도에 적힌 화제는 「반박흉중만화춘, 필단능여물전신(盤礴胸中萬花春, 筆端能與物傳神)」라고 읽힌다. 반박은 ‘옷을 풀어헤치고 다리를 뻗고 있다’는 뜻의 해의반박(解衣盤礴)에서 나온 말로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아무 거리낌 없는 자유로운 상태에 있는 것을 가리킨다. 전신 역시 전신사조(傳神寫照)에서 나온 말로 초상화를 그릴 때 외형에 그치지 않고 정신까지 그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귀절의 우리말 뜻은 「화가의 가슴속에 만가지 봄기운 일어나니, 붓끝은 능히 만물의 초상화를 그려내준다」 이다.(최완수 번역) 화제 위쪽에는 유인(遊印)인 「흉중장유사시춘(胸中長有四時春)」(고재식 판독)가 찍혀 있고 화제 끝의 ‘혜원’다음에는 「신가권인(申可權印)」「시중(時中)」이란 인장이 찍혀 있다. <참조: 간송미술관 풍속인물화전. 201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