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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예박물관 전시실 대폭확대에 반구대 암각화 외벽 방안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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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제3차 서예진흥정책포럼
-서예박물관 리노베이션 건축철학과 실천
2014년 4월8일 국회의원회관 신관 제1소회의실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의 리뉴얼계획 초안이 발표됐다. 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서예진흥정책포럼 3차회의에서는 서예박물관 리노베이션 계획안에 대한 소개와 토론이 있었다.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건축가 김석철씨가 내놓은 시안은 전시면적을 대폭 늘리고 적정한 규모의 수장고를 확보하며 아울러 아트숍과 카페와 같은 편의시설도 새로 마련한다는 것. 전시장규모는 종래 340평에서 630평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수장고도 기존의 90평에서 220평으로 대폭 늘게 된다. 

 
그러나 이번 리뉴얼 시안에서 가장 크게 달라질 부분은 외관이다. 서예박물관 전면을 ‘서화 예술의 벽’으로 조성해 서예박물관에 대한 인식기호로 삼는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서예박물관 건물은 서예 비인기를 반영하듯 예술의 전당 건물군 가운데 인지도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를 핸디캡을 해소하기 위해 외관 이용 방안이 서예박물관측으로부터 제기된 것이다. 
계획 시안에 따르면 바깥쪽 서쪽 긴 벽에 반구대 암각화를 확대해 새긴 조각을 설치하고 메인 건물 쪽에는 훈민정음과 광개토대왕비의 내용을 돌에 새겨 부착한다는 것. 

정책 포럼을 통해 리뉴얼 사안을 토론에 붙인 일은, 일단 집부터 짓고 보자는 그동안 국내의 관행에 견주면 진일보한 프로세스이다. 하지만 시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불발에 그쳐 애써 마련한 토론회가 절차상 추인과정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88년 오픈한 서예박물관(전신은 서예관)은 사실상 개념 없이 생긴 시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론회에서 김양동 전교수가 밝힌 비화를 보면 즉흥적 탄생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두환 前대통령은 집권 시절 서예가 일중 김응현 선생에게 서예 교습을 받았다. 어느 날 전 전대통령은 일중 선생에게 ‘서예계의 숙원 사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고 이에 ‘서예인 모두가 공동의 구심점이 될 만한 활동 장소가 있었으면 한다’는 답한데서 출발한 한 것이다. 당시 이에 공감한 전 전대통령의 지시로 권력 기관이 동원돼 일산과 파주 등지를 알아보았으나 부지확보와 예산 문제로 실현이 힘들게 되자 눈을 돌린게 올림픽을 앞두고 완공 준비가 한창이었던 예술의 전당이었다. 이때 임시로 확보된 공간이 당초 오페라 극장, 콘서트 홀과 함께 예술의 전당의 또다른 중추 역할을 할 아카데미 시설이었고 이것이 88 올림픽 개막에 앞서 서둘로 6개월간의 인테리어 설계변경만을 거치고 서예관으로 전용된 것이다.  
학교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개조해 출발한 서예관은 사실상 집부터 마련하고 출발한 전형적인 개문발차(開門發車)형 공간이었다. 이후 서예관은 국내최초의 서예 전용공간으로 자리잡으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전통문화 속에 주요한 부분을 차지해온 서예 문화의 계승문제와 현대 서예의 새로운 발전 모색이라는 광범위한 목표 설정으로 인해 다양한 활동에도 부룩하고 효과에 대한 체감도가 감소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번 리뉴얼 작업은 서예박물관의 리셋 작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유일의 서예박물관의 타이틀이 주어진 만큼 전문적인 연구활동과 전시기획 업무가 절실히 필요한 반면 서예인구의 급감으로 인한 서예가들의 전폐업(轉廢業)이 속출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은 리뉴얼이 시작된데 대한 감개무량한 감회가 대부분으로 서예박물관이 처한 아이덴티티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빠졌다. 아울러 반구대 암각화의 상징성이 전통과 현대를 그리고 미래까지를 담보해야할 서예박물관의 현재적 역할과 어떤 매칭이 되는지도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서예박물관은 내달 초에도 이와 같은 포럼을 개최해 리뉴얼에 앞서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게획이다. 
이날 토론에 참가한 패널리스트들의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사회 윤범모:가천대 교수,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장)     

김양동(前계명대교수, 서예가) 서예관을 포함해 서예박물관의 활동을 이십 수년간 지켜봐오는 동안 이번만큼 뜨거운 감정을 느낀 적은 없었다. 예술의 전당 서예관의 탄생 비화는 잘 알려져 있다. 갑작스런 서예관 건물요구에 아카데미를 계획했던 건축가는 정말 못마땅했을 것이다. 오늘 김석철씨 말을 직접 듣고 보니 그가 미완의 서예관에 대해 늘 마음속 빚처럼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폭탄 선언과 같은 대전환이다. 또 소개된 기본 구상은 더 보탤 것이 없이 만족스럽다. 이제부터는 서예인들의 몫이다. 서예관이 그동안 저조했던 데에는 서예를 하면서 한 번도 서예관을 찾지 않았던 서예인들에게도 책임이 크다. 서예진흥을 위해 넷으로 갈라진 서예단체가 하나로 뭉친 것처럼 서예인들도 힘을 하나로 뭉쳐 서예박물관을 서예인들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어야 할 때이다.  

이숭호(서예가) 
훌륭한 계획안이다. 서예관이 바로 서야 서예인들도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다. 서예관과 같은 공식적인 기관이 배려하지 않으면 민간의 힘만으로 서예 발전은 기대하기 힘든 면이 있다. 과거 서예관에서 개최한 청년작가전은 서예인들에게 대단한 충격과 자극이 됐다. 앞으로도 서예박물관이 서예인들의 중심적 위치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대성(한국화가) 
문화라는 말이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정책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 문화의 핵심이 무엇인가. 지방에서 열리는 여러 문화행사에서 주최측의 기관장에게 물어봐도 제대로 답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문화의 핵은 문자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아웃시켜 놓아왔다. 전시 등으로 일본에 가보면 방명록에 서명하는 사람들의 글씨가 명필 수준이다. 반면 우리는 지도자들 조차도 글씨가 글씨가 아니다. 서예박물관을 리노베이션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정작 문화의 핵을 제대로 세우는데 그동안 하는 것을 보면 거지 동냥한 듯하다. 

정병규(북디자이너) 
감개무량하고 참 다행이란 느낌이 든다. 리뉴얼을 하기까지 25년이 걸렸는데 오히려 잘 됐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내용 없이 건물만 있는 문화공간을 숱하게 많이 지어왔다. 역설적이게도 27년이란 긴 시간은 고민과 모색을 위한 축적하기 위한 영광의 시간이란 생각도 든다. 서예박물관도 마찬가지이지만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3박자가 필요하다. 공간, 사람 그리고 프로그램이다. 이제 공간이 갖추어졌다면 사람을 육성하고 걸맞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그래픽 디자인의 세계만 보아도 벌써 십수년 전부터 서양에서는 이미지에서 문자(타이포 그래픽)으로 커다란 변화가 진행 중이다. 서예박물관은 그 중심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박혜경(전경매사, 에이트아트 대표) 
서예박물관의 다양한 역할이 기대됩니다만 그중에서도 아카데미 같은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 옥션에서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유통이 전제되지 않는 문화는 어느 의미에서 죽은 문화입니다. 서예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아카데미도 중요하며 아울러 유통의 의미도 꼭 챙겨주었으면 합니다. 

장석호(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이 자리에 암각화 연구원으로 초대된 듯합니다. 암각화를 연구하면 국내뿐아니라 세계 어디든 암각화가 있는 곳은 그 공동체의 가장 중심적인 곳이자 聖所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위치성은 세대가 바뀌고 역사가 바뀌어도 연속되고 계승되는 게 보통입니다. 서예박물관 리노베이션에 반구대 암각화가 상징적 이미지로 활용된다는 안에는 이런 의미가 담기지 않을까 합니다. 

최정화(설치미술가) 
소개된 내용대로라면 서예박물관의 리뉴얼 작업이 순조롭게 잘 진행될 것같습니다.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상징적 이미지를 다루는 외벽 작업이 높은 위치에 있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시안에는 2층 이상에 설치 예정) 사람들이 만지고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진정 친근해지는 것인데 그 점이 고려됐으면 합니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09.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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