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과 금융의 중심으로 돈만 제1로 쳐왔던 동양의 베니스, 홍콩이 변하고 있다. BBC는 최근 기사에서 홍콩이 아시아의 예술 수도(首都)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홍콩의 변화를 말해주는 것이 홍콩인들의 의식 변화이다. BBC는 홍콩 사람들이 금융이나 무역 이외에 예술, 특히 미술쪽에서 자신들의 새로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홍콩은 2007년 이래 뉴욕과 런던에 이어 세계 제3위의 경매시장으로 등장했고 2008년 이후에는 현대미술을 다루는 아트페어가 성공을 거두는 거점이 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세계 일류 갤러리들을 끌어들여 이 지역의 부유한 컬렉터들을 만족시켜고 있다. 최근에는 또 런던의 테이트 모던이나 뉴욕의 MoMA와 같은 야심적인 미술관 계획도 진행중이다.
지난달 말 영국의 화이트큐브는 런던 이외의 첫 거점으로 홍콩에 자리를 잡으며 상징적으로 31층 높이의 금융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함 스틸르 아시아담당 책임자는 홍콩의 매력 중 하나로 미술품 수출입의 무관세와 거래세가 없는 점을 꼽았다. 홍콩에는 이미 유명 화랑으로 래리 가고시안, 벤 브라운, 에두아르 말리귀 등이 진출해있다.
그동안 미술과 무관했던 홍콩의 이미지를 대변해온 대규모 미술관의 부재 역시 2018년까지 西구룡 문화지역에 대형미술관을 짓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올해 국제현상설계가 공모되는데 현재예상하는 전시면적은 2만평방미터로 영국의 테이트 모던의 두배 규모이다. 2011년부터 설립관장을 맡아 컬렉션을 구축중인 라스 니티브에 따르면 새 미술관 건립에 관한 총예산은 2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한다.
홍콩의 이같은 야심찬 계획은 한편으로는 시간 싸움처럼 비춰지기도 한데 중국내에서는 거대 시장을 끼고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가 라이벌인데 이어 싱가폴 역시 2011에 국가적 지원을 받으며 싱가폴 아트페어를 론칭시켜 아트허브 구상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