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25주년을 맞은 파리의 아랍문화원이 3년간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지난 2월21일 다시 문을 열었다.
새 아랍문화원은 이슬람 세계에 한정되지 않고 앞으로는 아랍 세계의 다양성에 초점을 둔 새로운 미술관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예전의 아랍문화원은 이슬람 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왔으나 오는 여름 루브르 미술관에 대형 이슬람미술 전시실을 개관하게 됨에 따라서 차별성을 두기로 한 때문이다. 마리 푸아시 관장에 따르면 프랑스와 함께 아랍문화원의 공동 창설자인 아랍연합소속 22개국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할 것이라고 한다.
이 나라들에는 베르베르, 쿠르드, 아르메니아 등과 같이 민족적 언어적 다양성이 존재하며 또 기독교에서 유대교, 이슬람교, 재래종교까지 종교적으도 매우 다양하다. 아랍세계는 이슬람 이전에 성립되었으며 주변의 모든 위대한 문명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이 거대한 교류를 강조하기 위해 리뉴얼 개막전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이교도' 조각상들과 기독교 묘비, 모세의 율법서 케이스와 코란 사본이 나란히 진열된다.
총800평 규모에 4층으로 된 아랍문화원은 이번 리뉴얼 공사에서 25년전 장 누벨이 설계한 구조물을 전혀 손대지 않고 실내만 획기적으로 변경했는데 이미 새로운 실내 장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유리와 알루미늄을 사용해 투명하고 가벼운 느낌을 강조한 전시실과 첨단의 기기를 사용한 영상음향 효과 등은 방문객에게 새로운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공사에 든 비용은 총 500만유로(약 76억원)로 장 뤽 라가르데르 재단과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 등이 공동 부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