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영국의 13개 국립미술관은 자신들이 원치도 않는 독자적 자선신탁을 설립하고 있다. 대영박물관 관장은‘자선신탁의 설립은 재경부의 비축 자선금 사용에 대한 제한법을 회피하기 위한 방책이지만, 박물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국립미술관들이 독자적 자선신탁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현재 영국의 재무법이 회계연도 내에 사용하지 않은 기부금을 국가에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측은 이 규정이 자칫 기부자들이 기부를 중단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영국 재무부는 미술관에만 특례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예술체육부는 지난 5월에 열린 국립미술관 대책회의에서 비축 자선기금 사용규제에 대한 해결책은 독립된 신탁을 세우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기부자들이 개별 미술관에 기부하기를 좋아할지는 의문이며, 미술관의 예금운용을 결정적으로 좌우하게 될 피신탁인들이 미술에 대한 열정이 없는 사람으로 선정되는 경우도 있어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대영박물관의 개별신탁은 이미 설립되었으며 다른 곳들도 신탁 운용을 실행 또는 준비중에 있다. 한편 현재 사용되지 않고 예치된 기부금은 총 2억8,500만 파운드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