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언더벨리 프로젝트 로 이름붙인 일련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그룹이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한 폐쇄된 지하철역에 비공개 갤러리를 만들었다. 타임지의 웹사이트에 올린 사진을 통해서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 전시에는 1백여명의 아티스트들이 참가했으며 이 중에는 론 잉글리쉬나 스운 등 미술 시장의 인기작가들도 끼여 있었다. 조명도 환기장치도 없는 방치된 지하철역을 지하 갤러리로 변모시킨 전시는 당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1년 후 이 가운데 12명의 아티스트가 파리에서 같은 일을 벌였다. 미국의 뉴스사이트인 허핑턴 포스트에 발표된 이 지하 갤러리는 여전히 장소는 비공개이며 작품 감상은 인터넷에 게재된 사진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의 창안자중의 한 사람인 워크 호스는 지난해 타임지에 그들이 이처럼 지하의 비밀 장소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값이 오를만한 작품은 어떤 것이든 가리지 않고 담벼락과 길거리에서 뽑혀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미술 시장에서 스트리트 미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데 따른 역효과를 고발한 발언이었다. 그런데 이와같이 철저한 예술적 결백성이 최근 몇주 사이에 도마에 올랐다. 언더벨리 프로젝트가 오는 12월 마이아미 바젤아트페어에 참가하기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티스트들은 이곳에서 촬영한 작품의 비디오와 사진, 방치된 지하철역에서 떼낸 유니크한 오브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들이 판매용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