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북동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콜체스터에 유명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가 설계한 현대미술 갤러리 퍼스트사이트(Firstsite)가 지난 9월 화려한 외관을 선보이며 개관했다. 몇 달전에는 데이빗 치퍼필드의 프로젝트로 두 곳의 현대미술 갤러리가 새로 오픈했다. 마게이트에 세워진 터너 컨템퍼러리(Turner Contemperary)와 웨스트요크셔의 헵워스 웨이크필드(Hepworth Wakefield)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들은 각각 1천7백만~3천5백만 파운드(2천7백만~5천6백만달러)의 비용이 들었으며 노동당 정부가 세웠던 지역개발회사와 영국미술위원회(Arts Council)의 재정으로 복권판매수익 등을 통해 충당되었다.
퍼스트사이트 역시 유명 건축가가 지은 건물과 주요 미술품들이 관광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프랭크 게리가 설계하여 북부 스페인의 쓰러져가는 산업도시 빌바오에 지은 구겐하임이 그랬던 것처럼.
영국은 펀딩이나 미술품 모두 런던에 집중되어 지역 미술관이 자리잡기 어려웠다. 영국미술위원회 상임이사장인 앨런 데이비는 “런던 외의 지역에 시각예술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며, 투자 지역을 아무 곳이나 선정할 수 없는 만큼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의욕이 있고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지’가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미술위원회는 2012년 15%의 예산삭감을 발표했으나 최근 개관한 미술관들은 이에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미술관들이 여전히 지역정부 예산과 투자에 많이 의존하고 있으며 경제 상황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들이 지금 같은 경제 상황에서 지역미술관으로서 현대미술의 거점이 되는 동시에 지역 커뮤니티에 얼마나 자리잡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