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전 프랑스 툴루즈의 오귀스탱 미술관에서 도난당했던 니콜라 투르니에(1590-1639)의 그림이 파리의 고미술 아트페어에 다시 나타나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소유권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의 프레데릭 미테랑 문화부 장관은 지난 11월7일 이 그림이 '프랑스 정부의 소장품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국외 반출을 허용하지 않겠다' 고 발표했다.
문제의 그림은 니콜라 투르니에가 1632년 경에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십자가를 짊어진 그리스도>로 현재 런던의 웨이즈 갤러리 소유이며 판매를 위해 파리의 아트 페어에서 전시중이다. 가로 1미터 20, 세로 2미터 20센티미터의 이 대작은 원래 툴루즈의 한 교회가 소장하고 있던 세 점 중 한 점이었다.
프랑스혁명 당시 그림은 오귀스탱 수도원에 맡겨졌고 수도원은 1793년에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 작품은 국가 소유의 모든 컬렉션이 그러하듯 '양도할 수 없으며 시효의 대상이 되지 않는 국가의 재산'이라는 것이 프랑스 정부의 논리이다.
이 그림은 1818년에 오귀스탱 미술관에서 사라진 이후 지난 2009년 이탈리아의 소더비 경매에서 처음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그림의 구매자는 파리의 골동품상이며 이후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히트 아트페어에서 영국의 웨이즈 갤러리에 40만유로(약 6억2천만원)에 되팔았다. 웨이즈 화랑은 그림을 프랑스 국외로 가지고 나가기 위한 조건을 놓고 협상을 모색하고 있으나 프랑스 정부는 국가 소장품을 재구매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현재의 소장자측에 어느 정도의 보상금을 지불할 가능성도 점쳐치고 있으나 이 경우 그림의 시장가와는 관계없는 액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