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가 신심에서 나온 것이라면 중세 유럽의 벽화도 신앙에서 비롯된 것은 마찬가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근대회화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지오토가 그린 유명한 프레스코 벽화에서 악마의 모습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이탈리아 앗시시의 성프란시스 바실리카에 그려져 있는 지오토의 프레스코를 복원전문가들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프란시스의 죽음을 묘사한 제20번째 벽화 꼭대기쪽에 구름으로 표현된 악마가 그려진 것이 확인됐는 것. 지오토가 그린 악마의 모습은 옆 얼굴로서 뭉뚝한 코에 그리고 살짝 웃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이 모습은 구름과 겹쳐져 있어 바닥에서는 확인하기가 힘든데 클로즈업 사진이라면 가능하다고.
미술사가이자 바실리카 복원전문가인 치아라 프루고네씨는 ‘지오토는 아마도 프레스코의 메인 부분에 악마가 그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은 것같다'며 '약간의 장난기를 섞어 구름속에 그려넣은 듯하다’고 말했다. 앗시시의 성프란시스 바실리카에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성 프란시스의 생애가 프레스코벽화로 그려져 있는데 지난 1997년 이곳에서 일어난 대지진이후 지금껏 수복공사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