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의 해체와 함께 역사속의 유물이 된 공상주의. 하지만 동구권에는 시장경제도입 이후 팍팍하진 삶 때문에 과거의 관리사회에 대한 향수가 짙게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가리아에서 벌어진 이번 여름 에피소드도 그 중 하나. 지난 6월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의 소련군인 기념동상이 수퍼맨, 산타클로스, 조커 등과 같은 대중문화 캐릭터들로 덧칠된 사건이 있었다. 이 해프닝에 대해 일부는 유모로 받아들이며 ‘시대를 반영한 또다른 작품’이라고 한 반면 반대파인 불가리아 사회주의 기구는 기념비 파손자를 체포하자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중도우파 정부는 지난달 19일 공산주의 시대에 대한 향수를 억누르기 위해 사회주의 미술의 부끄러운 면을 보여주는 사회주의 미술관을 리노베이션해 재개관했다. 한편 같은 날 과거 33년간 불가리아를 지배했던 지프코프의 지지자들도 그의 생가를 개조해 사회주의 미술품과 지프코프.의 소장품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을 열며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1천명이 모여 성대한 개관식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