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스파이 문제로 관계가 험악했던 영국과 러시아가 유리 가가린 동상을 런던에 세우는 것으로 화해의 물꼬를 튼 이래 이번에는 대형 영국작가전이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는 ‘Still standing: A Contemporary Intervention in the Classical Collection’이라는 제목으로 영국 조각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두 개의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전적으로 곰리와 그의 스텝들의 기획에 맡겨진 것이 특징. 곰리전의 두 개의 방 중 첫 번째 전시실인 디오니소스 홀에는 에르미타주의 그리스, 로마 컬렉션 가운데 그가 고른 9점이 소개되고 또 고전적인 작은 정원에서는 그의 조각작품 17점이 전시되고 있다. 에르미타주에서 소장품과 현존하는 작가의 작품이 나란히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23일 시작된 이 전시는 내년 1월15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