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럭이 달리지 않는 이른바 산세리프 영문 서체인 옵티마의 개발자로 유명한 독일출신 타이포그래픽 디자이너 헤르만 자프(Hermann Zapf)가 인쇄글자체가 아닌 육필(肉筆) 서양 캘리그래피 솜씨를 일본에 선보이고 있다. 도쿄 니시아자부 르 뱅(le bain)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자프 자신 뿐만 아니라 작업의 내조자이기도 한 부인의 작품을 포함해 소품인 50점을 소개중이다. 볼펜을 거의 떼지 않고 그어 나가며 이른바 균형, 비례, 속도감 등 동양 서예의 미학적 특징을 완벽하게 재현한 작품도 있다. 1918년 태생의 이 서체개발자의 근본솜씨에 감탄한 일본에서는 그의 세계에 ultra super라는 관사를 붙여 초절 기교(超絶技巧)라고 평하고 있다. 전시는 2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