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카다피 타도의 전투가 벌어진 트리폴리와 달리 일찌감치 반정부군 수중에서 해방을 만끽하던 벵가지에서 미술전이 열렸다. 최근 리비아 벵가지 미술관(Benghazi museum)에서 열린 전시는 예술의 자유를 얻어낸 승리, 그리고 이를 위해 겪었던 수많은 상처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회화작가 모함드(58세)는 아트데일리를 통해 카다피정권 시절, 카다피와 그의 업적 외의 어떠한 것도 자유롭게 그릴 수 없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이제 그는 리비아의 아름다운 자연을 주제로 작업한다. 그러나 모든 리비아의 작가들이 미적 대상을 작업의 소재로 삼은 것은 아니다. 많은 작품들이 카다피 정권의 폭력성과 어두웠던 과거를 고발한다. 리비아의 중견 조각가 알리알왁왁(Ali al-Wakwak)은 탄피와 권총 등을 소재로 한 작업을 선보였으며, 벵가지 미술관의 다른 전시실에서는 反카다피운동 희생자들의 신분증을 쌓아놓거나, 당시에 희생당한 언론인들을 기리는 회화를 전시중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마침내 정부의 감시와 통제 없이 미술관 관람이 가능해졌다며 반색을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