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를 녹여 쟁기를’이란 말이 있듯이 사라에보에서는 ‘무기를 아트로’라는 실험이 진행중이다. 사라예보에서 1시간 떨어진, 헤르체고비나 중부, 침엽수림과 계곡에 둘러싸인 은밀한 곳에 前유고 대통령이었던 티토와 군부가 핵 공격에 대비해 만들어 놓았던 비밀 벙커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 벙커는 1950년대에 짓기 시작하여 1970년 후반에야 완공되었으며, 46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벙커 위치와 그 존재에 대해서는 유고 내전 이후에도 1급 비밀로 남아 있었으며 최근까지도 이 냉전시대의 유물은 군부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다. 유고슬라비아 군부는 핵 벙커를 명승지 이상의 것으로 찾아내는데 고심해 왔으며, 몇몇 예술가와 큐레이터의 노력으로 벙커가 드디어 새로운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됐던 것. 5월부터 현대미술 전시 “No Network: 타임 머신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데, 주로 장소 특수성을 지닌 프로젝트가 17개국에서 온 44명의 아티스트들에 의해 전시되고 있다. 9월29일 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