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 앞에 평정심을 지키기는 보통사람으로서는 지난한 일. 거만의 컬렉터 역시 유명화가 앞에서는 쉽사리 짜증을 내지 못하는 듯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초인기 작가들이 개성적으로 그린 초상화들이 인기라는 기사를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리스 사업가 다키스 요아누는 조지 콘도가 그린 45만달러 짜리 자신의 초상화를 거실에 걸었는데 당초 잠자다 삐져나온 머리카락이 있었다는 것. 이를 불평하자 초현실적인 얼굴 작업으로 유명한 화가는 몇 번의 붓질로 머리카락을 눌러주었다고 한다. 오늘날 인기있는 작가들이 그려주는 초상화는 일부러 추하게 그려지거나 추상적으로 그려지는게 트렌드라고. 아트 컨설턴트 인 짐 헤어스톤가 소개하는 일화는 ‘금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 전시에 나온 줄리안 슈나벨의 깨진 접시로 만든 얼굴 이미지를 본 컬렉터들이 잇달아 주문을 하고 있다는 것.
또 다른 사례를 보면 뉴욕이 패션모델인 크리스티나 크루즈는 보통 3만달라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뉴욕활동의 이스라엘 화가 니오 호드에게 5살난 아들이 초상화를 부탁했는데 완성작에는 냉소적 눈썹과 담배가 함께 그려져 있었지만 크루즈는 마음에 들어했다고.
이렇게 개성적으로 못생긴 초상화는 후원자인 컬렉터들의 요구로 그려지게 대부분인데 월스트리트 저널에 이는 역학 관계의 변화라고 진단했다. 컨템퍼럴리 아트스타들은 이미 유명하고 부유해진지 오래라 컬렉터들이 요구하는 대로의 초상화보다는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며 컬렉터들 역시 이들이 원하는 대로 내버려두는 편이 무언가 심오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