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8월은 나라 전체가 국가적으로 쉬는 달. 하지만 경매회사들의 사정은 달라 보인다. 프랑스 경매회사들이 요 몇년 사이 휴가를 떠난 부유층들을 뒤쫒아 바닷가와 휴양지에서 경매를 개최하는 일을 상례화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 경매회사인 아르퀴리알(Artcurial)은 지난 2006년 도빌에 지사를 만들었다. 이곳의 순종말 경매회사를 지분을 사들여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고객층을 확보한 뒤 2007년부터 경매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8월15일 프랑스 북부의 대표적 휴양지인 도빌에서 근현대미술품 경매를 열었다. 이 시기는 이곳을 찾는 부유층을 상대로 여는 방트 드 도빌(Vente de Deauville)의 개최시기와 일치한다. 아르퀴리알의 이번 도빌 경매의 낙찰 총액은 57만5,000유로에 달했고 최고가는 1980년대 그리스의 알레코스 파시아노스가 그린 아담과 이브가 5만3,700유로였다.
또 베쉬 깐느 옥션(Besch Cannes Auctions) 역시 전통적으로 8월15일에 깐느를 찾는 부유층을 겨냥해 마르티네스 호텔에서 경매를 열었다. 8월16일에는 파리와 생 폴레다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쿠브로(Cuvreau) 경매회사가 해안 휴양지 시부르에서 경매를 열였다.
프랑스 경매회사의 이같은 출장경매는 세계적인 미술환경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은데 파랑스 파리는 미술시장의 주도권을 뉴욕이나 런던에 내주고 최근에는 베이징과 홍콩에도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랑스는 공정성을 위해 400년 가깝게 경매를 주관하는 곳은 공공기관이어야한다고 못을 박아왔다. 2000년 들어 겨우 이런 의무조항은 삭제되었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추가 조치로 경매회사의 프라이빗 세일(Private treaty sale)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