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시장의 호불황이 작품 사이즈와 관련이 있는가? 대답은 YES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기사에서 2007년의 호황기와 이후 찾아온 불황 그리고 최근의 회복세 기간중의 아트바젤 페어에 출품된 작품을 비교하는 기사를 통해 호황기에 작품 사이즈가 커지는 것같다(?)는 기사를 소개했다.
실제 2007년 아트바젤 마이애미를 다룬 아트뉴스페이퍼의 제목은 '구매자는 큰 것이 최고라고 말한다(Buyers Say Big Is Best)'였다. 이때 24피트의 로니 혼, 26피트의 하우메 플레사 등의 작품을 비롯해 크리스토프 뷔켈의 작품이 베를린 플릭컬렉션에 25만달러에 팔렸다. 그런데 2008년 슬럼프가 되자 대형화 경향은 잠시 멈칫했다. 사람들은 집에 걸어놓을 수 있는 작은 그림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와 아트바젤을 보면 그 경향이 다시 시작된 것같다. 비엔날레는 그 특성상 대담한 시도를 해야 한다. 영국전시관의 마이크 넬슨의 건물속의 건물, 독일의 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의 죽음을 기다리는 채플 등은 극적인 사이즈를 보여주었고 아예 몇몇 작품들은 전시관 밖으로 나갔다.
바젤에서도 확연히 큰 작품들이 등장했는데 이는 대형작품만을 다루기 위해 2000년 만들어진 아트 얼티메이텀 섹션 뿐만 아니라 주요 화랑에서도 백남준, 리차드 세라, 쿠넬리스 등 대형 작품을 들고 나왔다. 개인 소장용이든 대중 전시용이든 최근의 컬렉터들은 자극적인 시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작품을 원한다. 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감탄사를 터트릴 수 있는 작품 크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거대해진 전시 공간도 한몫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현대문화를 위한 창고센터(The Garage Center for Contemporary Culture)에는 8,500㎡에 창고 주인 다샤 주코바가 아트 얼티메이텀에서 구입한 8x12m의 제이슨 로즈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파리의 그랑 팔레는 13,500㎡ 전체에 아니쉬 카푸어의 '리바이어던(Leviathan)'을 보여주었다. 테이트 모던의 3,400㎡ 짜리 터빈홀은 아부다비 구겐하임에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31,000㎡의 스페이스에 비하면 왜소해 보일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