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대비로 사물의 새로운 형태를 묘사해낸 카라밧지오는, 잘 알다시피 삶 속에서도 극명하게 빛과 그늘이 교차했다. 명성과 살인, 도피 등으로 점철된 38년의 생애 동안 그는 50여점의 작품만 그렸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서 그가 젊은 시절 그린 것으로 보이는 작품 하나가 새로 발견됐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1600년경에 유화로 성 어거스틴을 그린 작품은 오랫동안 작자 미상으로 알려져 왔는데 최근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이 작품이 카라밧지오가 28살때의 작품임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비엔나 대학의 미술사 교수인 세바스티안 슈츠와 영국의 미술사학자 클로비스 윗필드는 그림의 덧칠과 증거 문서들의 조사를 통해 이 작품이 역동적인 움직임, 감정 표현 그리고 조각적 스타일 등을 들어 카라밧지오 젊은시절의 작품임을 입증했다. 이들은 또 이 그림이 로마에서 카라밧지오의 강력한 후원자였던 빈첸초 주스티니아니가 소장했던 작품으로 추정했다. 주스티니아니가 남긴 기록에는 성 어거스틴이란 제목의 1638년 소유물이 기록돼 있는데 크기(120x99cm)면에서 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