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문호를 떠나 새로운 종파를 만들었다면 본가와의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의 정토종(淨土宗)과 정토진종(淨土眞宗)의 관계가 그렇다. 그런데 두 종파가 화해의 모습으로 합동 전시를 개최키로 했다.
정토종은 일반 서민도 복잡한 교리 이해나 수행 없이 염불만으로 성불을 가능하다고 주장한 호넨 상인(法然上人)이 개창한 종파이다. 반면 호넨의 제자 신란(親鸞)은 한걸음 더 나아가 선행을 할 수 없는 악인도 구제 가능하다며 정토진종을 새로 열었다. 금년은 정토종 호넨 상인의 800주기이자 정토진종 신란 상인의 750주기로 각각 종조(宗祖)와 관련된 전시회를 개최중이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지난 17일 두 종파의 지도자가 만나 '호넨과 신란의 인연 명품전’을 오는 10월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사토미 호유(里見法雄) 정토종 종무총장과 다치바나 마사노부(橘正信) 진종교단연합 이사장은 사상 최초로 열리는 두 교단의 합동 전시에 대해 '교단의 전폭적인 협력과 전시 성공에의 노력'을 약속했다. 전시는 오는 10월25일부터 12월4일까지 열리며 두 종조의 사상과 생애 그리고 사제 관계를 말해주는 초상화, 에마키(繪券), 서예 등 국보, 중요문화재 90점이 포함된 180여점 소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