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것인가 아니면 뛰는 사람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인가. 최근 영국에서는 고전회화 전문의 한 딜러가 크리스티에서 싼 값에 구입한 작품이 17세기 네덜란드출신의 궁정화가 반 다이크의 작품임을 판명해내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가디언지에 의하면 '아마도 크리스티는 충분히 작품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한 듯했다'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춘 딜러는 필립 몰드로 그는 이미 이베이를 통해 120파운드(한화 약 21만원)를 주고 산 작품이 18세기 영국풍경화의 개척자인 게인즈버러의 작품임을 입증해낸 실력자이다. 그는 작년에 크리스티에서 작가 미상으로 표기된 작품 3점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모두 구입했다. 그중 부채를 든 소녀를 그린 그림은 그가 동업자 그로스브너와 함께 도서관을 뒤져 자세한 내력을 밝혀냈는데 놀랍게도 자료 속에는 크리스티가 이 그림을 1835년에 반 다이크의 그림으로 표기해 169기니에 팔았다는 것도 들어있었다. 현재 이 그림의 가격은 350만 파운드(한화 약 61억원)나 나간다고.
그리고 《노인두상 습작》이란 제목을 크리스티가 내놓은 작품을 그는 성가족을 그리기 위해 반다이크가 그린 유화 습작임을 밝혀냈다. 이 역시 12만 파운드(한화 약 2억1천만원)에 샀으나 현재는 35만 파운드(한화 약 6억1천만원)는 나간다고 전한다. 마지막 작품《올리비아 포터 초상》은 크리스티가 '사후작(死後作)'으로 표기했으나 몰드는 영국 궁정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여인 초상임을 발혀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티 대변인은 '애트리뷰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될 수 있고 바뀌기도 한다'고만 코멘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