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이 영국과 러시아의 화해에 상징이 될 듯하다. 영국은 지난주 버킹엄 궁전이 보이는 영국문화원 본부밖에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동상을 세우기로 했다. 아트뉴스페이퍼는 7월14일 세워지는 이 동상으로 인해 러시아내 영국문화원이 ‘스파이 소굴’이라는 냉전 시대적 딱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문화원이 영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외교적 대립의 초점이 된 것은 지난 2006년 러시아 반체제인사 알렉산더 리트비넨코의 암살 사건 때문. 방사능 물질로 인한 그의 죽음에는 전직 KGB요원과 러시아정치인 안드레이 루고보이가 관여된 것으로 보이는데 영국 정부는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으나 거꾸로 러시아는 러시아 내의 영국문화원이 '스파이 소굴'라고 맞받아쳤다. 즉 러시아는 자국내 영국문화원을 세금미납문제로 고발하고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예카테린부르크의 사무실을 폐쇄토록 명령한 것이다. 강경했던 노동당 정부와는 달리 현실적 노선을 취하는 영국 연립정부는 관련인사의 송환 압력을 완화하는 대신 가가린像으로 상징적 화해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