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돈에 대한 상투적인 표현은 이제 그만. 대신 베니스에서는 현금을 찾아보자. 비엔날레의 메인 전시장소인 자르디니 전체에 ATM기기는 딱 하나, 미국 국가관 뒤쪽에 있다. 하지만 이것은 보통 ATM기기가 아니라 아티스트 듀오, 알로라와 칼자딜라의 작품으로 파이프오르간 가운데에 ATM 기기가 들어있다. 사람들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이 연주된다. 그것도 매번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도록 조정돼있다. 이 작품은 인기가 매우 높은데 하루종일 국가관 바깥까지 줄을 서 있을 정도이다. 지난주 초 있었던 3일간의 비엔날레 VIP 프리뷰 기간 동안 이 기계를 통해 10만유로 이상이 인출됐다. 이 금액은 이탈리아의 보통 ATM기기 인출금액의 서너배에 이르는 것이라고. 현금이 부족해지면 총으로 무장한 경비요원들이 보충하러 오는 것을 볼 수 있다.